암치료 요양병원 원장의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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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 요양병원 원장의 개탄
  • 안창욱 기자
  • 승인 2019.05.15 07:0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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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의 환자분류군 개정안은 개악"
"사회적입원으로 내모는 게 타당하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마약성 진통제 등의 투여가 필요한 암환자들을 의료중도로 새롭게 분류해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30일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 발표하면서 암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했다는 취지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실제 암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진 것일까?

암환자들이 많이 입원하는 모 요양병원의 A원장은 복지부의 요양병원 환자분류군 개선안에 대해 '개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요양병원 환자분류군 개정안에 따르면 암환자를 의료고도로 산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3일 발열이 있고, 발열 원인을 찾는 검사와 처치를 동반'해야 한다.

이에 대해 A원장은 "암환자는 항암이나 방사선치료 부작용으로 열이 나거나 암에 의한 열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3일 연속 열이 나지 않으면 선택입원군과 똑같은 취급을 받게 돼 너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규정은 요양병원으로 하여금 3일 동안 열이 나야만 처치와 검사에 나서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어 환자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3일 이상 발열이 '의료고도'라면 2일 이하 발열은 최소 '의료중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격렬하거나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매일 있으면 의료고도라는 기준도 암환자에게는 과도하다는 견해다.

그는 "이미 병원에 입원해 약물과 주사로 통증을 조절하는 중에도 지속적으로 환자를 관찰하고 케어하는 게 필요한데 입원했음에도 격렬한 통증이 매일 지속된다는 조건을 충족하는 환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현장을 너무 모르고 만든 기준"이라고 꼬집었다.

그 정도의 환자는 요양병원이 아닌 급성기 중환자실에서나 있을 법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그는 "암환자는 항암 치료 중간 중간에 식이 부전, 오심, 구토로 인해 정맥영양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말초정맥영양'을 의료고도 기준에서 삭제한다면 오히려 암환자를 비급여 치료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고도에서 '흡인'을 삭제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A원장은 "폐암이나 폐로 전이됐거나 기력이 없는 환자는 본인 스스로 가래를 뱉기 어려워 흡인이 필요한데 이 기준을 삭제한다면 이런 암환자들이 선택입원군으로 내몰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중도에서 수혈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 "암환자가 항암, 방사선 치료 와중에 합병증으로 빈혈이 발생하면 수혈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 규정을 삭제해 수혈을 받기 위해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나 상급병원으로 전원하도록 해놓고 '개선'이라고 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고도의 '산소요법'을 7일 이상 투여한 경우로 개정한 것 역시 기준을 과하게 높인 것이라는 견해다.

그는 "폐암 환자, 폐전이 환자, 호흡기장애 환자는 산소요법이 필요하며 때에 따라 간헐적인 산소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6일 투여하면 선택입원군이 되고, 7일까지 투여하면 갑자기 의료고도 환자가 되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냐"고 따졌다.

이와 함께 그는 "중등도의 통증이 매일 있거나, 암성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 치료를 받으면 의료중도에 포함하도록 기준을 신설한 것은 환영하지만 비록 경미한 통증이 되었더라도 의료진은 지속적으로 통증을 조절하기 때문에 경미한 통증도 의료중도로 유지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암환자가 의료고도, 의료중도, 의료경도가 아니면 모두 선택입원군으로 지정해 이들을 사회적 입원 또는 불필요한 입원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의료기관에 따라 선택입원군의 비율을 30~50% 이하로 조절하는 등 입원 적정성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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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2019-05-20 09:26:40
지금의 환자분류표는 암환자들이 요구한 암환자의 특성에 맞는 환자분류표가 아니라 보험사들이 원하는 환자분류표이다. 중증암환자들이 입원해서 안정적인 치료와 삶의 질이 개선할 수 있는 암환자들의 기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인권을 보장하라

화자 2019-05-21 15:16:31
암성통증을 느끼면 호스피스 가야죠. 죽을 때 요양병원 와서 치료 받으라는 말이네요. 참참

진선미 2019-05-22 07:34:53
암환자들 은 살고싶어요
살고싶어요 살려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