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요양병원의 본인부담상한제 사전급여를 폐지할 계획인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이 본인부담금 할인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해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자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본인부담금 할인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30일 "건강보험공단이 본인부담금 할인행위에 대한 실사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 지역만 하더라도 최근 여러 병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B요양병원 원장도 "얼마 전 건보공단에서 3일간 조사를 나왔는데 본인부담상한제 사전급여를 이용해 본인부담금을 할인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면서 "3년치 진료비를 전부 조사했는데 일부 체납액을 본인부담금 할인으로 간주해 환수 조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부담상한제 사전급여제도는 동일한 의료기관에 지불한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제 최고금액(2019년 580만원)을 초과하면 건강보험공단이 이후 발생한 본인부담금을 대신 납부해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실제 발생한 법정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본인부담상한금액을 12개월로 나눠 본인부담금을 할인했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변창우(법무법인 우리누리) 변호사는 "만약 환자의 경제적 사정 등으로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일부만 받을 수밖에 없다면 실제 미수금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미수금확인증을 받거나 내용증명, 법원 지급명령 신청 등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이날 대구, 경북권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상반기 찾아가는 정책설명회'에서 본인부담금 할인을 금지해 달라고 당부하고,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자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회 이윤환 기획위원장 역시 "본인부담금 할인행위가 근절되지 않으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등 제도 개선을 할 수 없다"면서 "출혈경쟁을 반드시 막아야 하고, 자정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의원을 운영중인 이모 원장은 정책설명회에 참석해 "요양병원 개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인부담금을 경쟁적으로 할인하는 행위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본인부담금을 제대로 받는 구조를 정착시켜야 제대로 된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이날 대구 AW호텔에서 개최한 대구, 경북지역 '찾아가는 정책설명회'에는 90여명의 원장이나 이사장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참석자 중에는 협회에 가입하지 않는 비회원 요양병원 관계자들도 상당수를 차지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