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 불과
[초점] 요양병원과 건강보험 재정
'급증하는 요양병원 진료비, 건강보험 재정 위협', '고령화 여파로 대형 요양병원 5년 새 32% 급증', '의료보험 재정 악화 일으키는 요양병원의 문제점', '요양병원 입원비 8년 새 5배 증가…노인 의료비 증가 탓'
언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요양병원과 관련한 기사 제목이다.
하지만 최근 건강보험공단, 심평원이 발표한 '2018 건강보험 주요통계' 등의 자료를 보면 이런 기사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 요양병원 급증세가 건보 재정 악화 주범?
일각에서는 요양병원이 급증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건강보험 주요통계'를 보면 요양병원은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재정 절감에 크게 기여해 왔다.
2018년 요양기관 종별 급여비 중 요양병원에 지급한 금액은 3조 9089억원. 전체 급여비 총액 58조 5837억원의 6.7%를 점유했다. 급여비는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공단부담금을 의미한다.
종별 급여비 점유비율을 보면 약국이 21%, 의원이 20%, 상급종합병원이 18%, 종합병원이 16%, 병원이 8%이며, 그 뒤에 요양병원이 있다.
또한 전국 1445개 요양병원에 1년간 지급된 급여비 총액은 'Big5' 대형병원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급여비 총액 3조 9730억원보다 641억원 적을 정도로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요양기관 종별 급여비 점유율도 요양병원은 떨어지는 추세다.
2017년, 2018년 요양기관 종별 급여비 점유율을 보면 요양병원은 7%에서 6.7%로 하락했다. 병원(9.1%에서 8.9%), 의원(19.9%에서 19.5%)도 떨어진 반면 종합병원은 16.1%에서 16.3%로 상승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은 17.2%에서 19.1%로 1.9% 높아졌고, 빅5는 7.8%에서 사상 처음으로 8%대를 넘어 8.5%까지 치솟았다.
이런 점을 보면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요인은 '요양병원'이 아니라 상급종합병원, 빅5로 환자들이 몰리게 만든 '비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인 셈이다.
오히려 요양병원은 전체 의료기관 병상의 '39%'에 달하는 27만 2223병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급여비 비중 면에서는 '6.7%'에 불과해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더 적절하다.
2. 노인의료비 대부분이 요양병원으로 유입?
이런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
건강보험 주요통계를 보면 총 진료비 77조 6583억원 중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는 40.8%인 31조 6527억원. 진료비는 공단부담금과 환자 본인부담금을 합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요양병원 진료비는 5조 5262억원으로, 입원환자 전원이 65세 이상 노인이라고 하더라도 노인 진료비에서 요양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지나지 않는다.
3. 요양병원 여전히 급증 추세?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요양병원은 2018년 기준으로 1445개. 2017년 1418개 대비 1.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종합병원은 3.3%, 의원은 2.5%, 치과병원은 2.6% 증가했다는 점에서 급성기병원보다 낮다.
요양병원은 2008년 690개에서 2014년 1314개로 약 2배 급증했지만 그 후 연평균 2%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11일 "요양병원은 전체 급여비의 6.7%로 전체 의료기관 병상의 39% 입원환자들을 케어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강보험 재정 위기를 부추기는 게 아니라 재정을 절감하는 최적화된 모델"이라면서 "요양병원에 대한 오해가 불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