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두번 울린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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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두번 울린 대학 교수
  • 안창욱 기자
  • 승인 2018.01.30 07:1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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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설치비 50% 지자체 지원 황당 발언
노인요양병원협회 "해당 교수 단호히 대응"

"요양병원들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50%의 지원을 받아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있음에도 3년간 유예기간을 둔 것은 문제가 많다."

경일대 공하성 교수가 방송에서 한 말이다.

2014년 장성 요양병원 방화사건 직후 정부는 모든 요양병원에 대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 억원의 비용이 투입되지만 정부가 예산이나 의료수가에서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아 공분을 샀음에도 공 교수가 여러 방송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펴자 요양병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YTN과 인터뷰 중인 공하성 교수
YTN과 인터뷰 중인 공하성 교수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사건이 발생한 지난 26일 오후 YTN의 뉴스Q에 출연했다.

당시 공 교수는 "요양병원은 예전에 지어진 건물이라도 올해 630일까지 반드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돼 있고, 시도에서 그 비용의 50%를 부담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 교수는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는 더 황당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요양병원에 대해 법이 강화되면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그 비용이 많이 투자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그래서 스프링클러 설치비용의 50%는 건물주가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제도까지 현재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널A '안형환의 시사포커스'에 출연한 공하성 교수
채널A '안형환의 시사포커스'에 출연한 공하성 교수

다음날 채널A의 '안형환의 시사포커스'에 출연한 공 교수는 '3년 유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요양병원에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조건으로 지자체에서 비용의 50%를 부담하는 조치까지 취하고 있는데 유예기간을 너무 많이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몇 달 정도만 하면 충분히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있고, 지자체에서 50% 비용까지 보조해준다고 하는데 3년 유예기간을 둔다는 것은 건물주의 민원이라던가, 반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방안이 아니었나 싶은데 사실은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기자는 29일 공 교수에게 어느 자치단체에서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의 50%를 지원하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공 교수는 "구청 보건 관련 부서에 신청하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재차 확인을 요청하자 "그것이 일정금액 안에서 한시적으로 시행한 것인지, 지금도 계속 시행하는 것인지 지자체마다 다를 수 있어 직접 문의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났다.  

특히 그는 기자가 "혹시 지방자치단체가 요양원의 스프링클러 설치비용 일부를 지원한 게 아니냐. 복지부에서는 요양병원에 대해 그런 지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카톡으로 질문하자 단호하게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올해 6월 말까지 지원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보건복지부는 공 교수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요양병원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때 지자체가 비용의 50%를 지원한 바 없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공 교수가 요양원을 요양병원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포항 요양원 화재로 1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요양시설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지자체가 비용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요양시설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사회복지시설이면서 장기요양보험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자체가 스프링클러 설치비 일부를 지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요양병원은 지원한 바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요양병원 전체에 대해 특정 목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없다. 교수가 잘못 말한 것"이라면서 "자치단체가 조례를 만들어 해당 지역 요양병원 스프링클러 비용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어떤 자치단체는 지원하고, 어떤 곳은 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그렇게 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공 교수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경일대에 공문을 보내 공하성 교수가 허위사실을 주장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해당 방송국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필순 회장은 "공 교수는 요양병원이 마치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인터뷰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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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참나 2018-01-30 12:09:06
유예기간을 짧게주면 전국에 요양병원 스프링쿨러는 누가 다 설치해주는지.
환자분들 머리 위로 설치는 어찌하는지ㅋ
교수가 소방설비하던 사람인가?

뻥교수 2018-01-30 11:32:53
교수가 거짓말로 방송한 이유가 납득이 안되요

화재경보 2018-01-30 08:05:08
교수라고 다 같은 교수가 아닌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