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협회 박성국 이사의 '일당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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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협회 박성국 이사의 '일당백'
  • 장현우 기자
  • 승인 2019.07.2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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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의료폐기물 제외 토론회 편파 논란
환경부 권병철 과장 "입법예고안 강행" 일축

그야말로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최악의 토론회였다.

22일 국회 이석현, 신창현 의원이 주최한 '일회용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모색' 국회토론회 이야기다.

환경부는 지난달 26일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저귀 중 감염 우려가 적은 것을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단국대 김성환 교수가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
단국대 김성환 교수가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

이날 토론회는 국회의원들이 주최하는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사실상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와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이 환경부를 압박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70여명이 들어찬 토론회장에서 환경부 입법예고안에 찬성한다고 손을 든 사람은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요양병원협회 박성국 사업이사와 의사협회 관계자 2명뿐이었다.

토론회는 처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좌장을 맡은 서울시립대 이재영 환경공학센터장은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 발주한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감염성, 전염성, 위해성 조사' 연구책임자였다.

연구책임자가 연구의 타당성을 논하는 토론회 사회를 맡아 심판겸 선수로 뛴 것이다.     

주최 측은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시설이 현대화된 의료폐기물 소각장과 먼지가 풀풀 날리는 일반폐기물 소각장의 영상을 대비해 보여줬다.      

감염 우려가 높은 요양병원 기저귀를 저런 열악한 일반폐기물 소각장에서 처리해서 되겠느냐는 암시를 주기 위한 의도가 엿보였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박성국 사업이사가 토론하는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 박성국 사업이사가 토론하는 모습

박성국 사업이사가 "편파적이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신창현 의원은 "영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 대로 진행하면 된다"며 되레 핀잔을 줬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단국대 미생물학과 김성환 교수는 주최 측의 특별한 배려 속에서 '요양병원 기저귀의 감염성, 전염성, 위해성' 연구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105개 요양병원의 기저귀 중 폐렴구균, 폐렴균, 녹농균이 각각 80개, 18개, 19개에서, 대장균, 부생성포도상구균이 각각 69개, 55개에서, 각종 화농성 염증, 패혈증 등을 초래할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은 74개 요양병원 기저귀에서 검출됐다는 게 요지다.

이에 대해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염내과 송영구 교수는 "단순히 일회용 기저귀에서 세균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감염성과 위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 내용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염내과 송영구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염내과 송영구 교수

요양병원협회 박성국 사업이사는 1년새 의료폐기물 처리단가가 200% 급등한 요양병원 사례들을 제시하며 '갑질'  실태를 꼬집었다.

특히 "대한민국의 의료폐기물 경제는 사모펀드들의 자본과 일부 소수의 지배 아래 있다"면서 "시장이 실패한 의료폐기물 경제에서 의료폐기물 소각업체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약탈경제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최고의 포식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 역시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의 연구보고서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좌장은 의료폐기물공제조합 측이 수세에 몰리자 뜬금없이 연구용역을 수행한 김성환 교수에게 일방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연구보고서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기 시작했다.

박성국 이사는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토론회 일부 방청객들이 박 이사를 공격하고 나섰다. 

박성국 사업이사는 100대1의 논쟁구도였지만 요양병원 기저귀의 감염 우려가 있다는 의료폐기물공제조합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해 나갔다.

환경부 권병철 폐자원관리과장도 편파적으로 토론회를 진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주최 측은 일방통행을 계속했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토론회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일방적인 토론회였지만 환경부가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은 체면만 구겼다.

환경부 권병철 과장은 "비감염성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려는 환경부 입법예고안은 국민들이 지지해줘야 할 정책"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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