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기저귀 감염 우려' 연구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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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기저귀 감염 우려' 연구의 한계
  • 장현우 기자
  • 승인 2019.08.2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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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교수, 의폐조합 의뢰한 연구결과 발표
대조군도 없고, 무작위 시료채취해 근거 의문

[초점] 요양병원 배출 일회용기저귀 감염 우려 높나?

요양병원에서 배출한 일회용기저귀에서 법정감염병 제2군인 폐렴구균 등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감염균이 나왔다고 해서 감염성과 위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조군 등이 없는 반쪽짜리 연구라는 점에서 감염 우려가 낮은 일회용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한다는 환경부의 방침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연구책임자 이재영 서울시립대 교수, 위탁연구책임자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 의뢰한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단국대 김성환 교수가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단국대 김성환 교수가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김성환 교수는 "141개 요양병원에서 배출한 일회용기저귀 중 법정감염병 제2군인 폐렴구균이 19.9%인 28곳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한 135개 요양병원 기저귀에서 폐렴간균이, 84곳에서 포도상구균이, 134곳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5곳에서 칸디다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요양병원 내 일반병동에서 배출되는 일회용기저귀는 폐렴 및 요로감염, 각종 염증, 피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감염 위험이 있는 병원균이 상당수 내재돼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 일회용기저귀로부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런 연구결과가 나온 상황인데도 환경부가 감염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 일회용기저귀를 감염성이 있는 의료폐기물과 감염성이 없는 사업장일반폐기물로 철저히 분리·배출할 수 있을지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 6월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일회용기저귀 중 감염 우려가 낮은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여러 가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저귀 시료 채취과정 문제점

우선 연구자는 실제 요양병원을 방문해 감염환자, 비감염환자의 시료를 구분 채취하지 않고, 의료폐기물 운반수거업체가 '수거해 놓은' 141개 요양병원의 일회용기저귀를 대상으로 감염균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따라서 감염균이 발견된 기저귀가 감염질환자의 것인지, 치매 등 비감염질환자의 것인지 확인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강남세브란스 송영구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 7월 ‘일회용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 문제점’ 국회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송영구 교수는 "감염질환이 있었던 환자의 기저귀인지, 일반 환자의 기저귀인지 구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위로 시료를 채집해 검사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또 송 교수는 "단순히 일회용기저귀에서 세균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감염성과 위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단언했다.

일반인의 대변에서도 상재균이 나오고, 일회용기저귀에서 감염균이 있다고 하더라도 밀봉상태에서 분리, 운반, 소각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조군 없는 연구의 한계

이번 연구보고서는 연구의 기본인 대조군조차 없다.

일반병실 환자의 일회용기저귀와 일반인의 대소변 시료를 비교해 비감염환자가 배출한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게 타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런 대조군을 설정하지 않아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환경부는 김성환 교수와 다른 방식의 연구용역을 발주해 요양병원 비감염 환자의 일회용기저귀 샘플 500개를 조사해 일반인의 시료와 비교했다.

그 결과 요양병원 비감염 환자의 일회용기저귀에서 6%의 감염성 균이 나왔는데 이는 일반인의 13%에서 감염성 균이 나온 것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입법예고한대로 비감염성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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