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응급환자 진료거부한 대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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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응급환자 진료거부한 대학병원
  • 안창욱 기자
  • 승인 2019.09.0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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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CRE 검사 안했다는 게 이유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대 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고대 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단독] 고대 구로병원의 황당한 응급환자 거부

상급종합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받은 고대 구로병원이 요양병원 응급환자 진료를 거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다제내성균인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게 응급진료 거부 이유였다. 
 
서울의 A요양병원에 입원중인 K씨는 최근 활력징후(vital sign·체온, 호흡, 맥박, 혈압 등)가 갑자기 나빠졌다.

K씨의 보호자에 따르면 A요양병원 의사는 응급상황이 발생하자 고대 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Y교수에게 전화해 환자 진료를 요청했다.  

그러자 고대 구로병원 Y교수는 대뜸 "CRE 검사를 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Y교수는 A요양병원 의사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하자 "격리실 자리가 없어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며 전원을 거부했다.      

A요양병원은 고대 구로병원이 진료할 수 없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인근의 E대학병원 응급실로 K씨를 보냈고, 다행히 응급상황을 넘겼다.

고대 구로병원과 달리 E대학병원은 CRE 검사 여부를 묻지 않고 바로 입원 조치했고, 혈액검사에서는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K씨의 보호자는 고대 구로병원의 진료거부 행태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응급환자라고 밝혔음에도 CRE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상급종합병원이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이런 식으로 진료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A요양병원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상급병원이라면 일단 응급진료를 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게 순리"라면서 "요양병원에서 CRE 검사를 의뢰하면 하루 이상 기다려야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그럼 그 때까지 응급환자를 붙잡고 있으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응급진료 자체를 거부한 행위는 의료법 위반이자 의료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고대 구로병원은 병원의 방침대로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고대 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Y교수는 "요양병원에서 무분별하게 CRE 환자가 전원 오면 병원에 감염이 확산된다"면서 "그래서 병원 방침대로 (CRE 검사를 하지 않으면) 격리실이 없어서 받지 못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보건소 관계자는 "관련법에 진료거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면서 "자세한 당시 상황을 파악해야 진료거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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