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의 의료기관 지원책 마련 시급"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요양병원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10년 전 서울에서 개원한 A요양병원은 지난달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A요양병원 이사장은 2일 "도심부에 있다 보니 외래환자도 꽤 있고, 빈 병상이 거의 없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타격이 크다"면서 "외래진료를 중단하고, 신규 입원이 거의 없다보니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경영환경이 나빠도 인력 감축 없이 버티고 있는데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에 있는 B요양병원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체 직원들에게 무조건 4일씩 무급휴가를 쓰라고 통보했다.
C요양병원 원장은 "주변의 요양병원을 보면 입원환자가 15~20% 빠진 것 같다. 그러다보니 다들 죽겠다는 난리"라면서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버텼는데 앞으로가 문제"라고 털어놨다.
대구에 위치한 D요양병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D요양병원 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이 벌어지기 이전과 비교하면 입원 환자가 25% 줄어 적자로 돌아섰다"면서 "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선지급, 대출로 연명하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라고 하소연했다.
급성기병원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병원협회가 감염병전담병원이나 국민안심병원, 선별진료소를 운영중인 상급종합병원 20곳, 종합병원 96곳, 병원급 의료기관 26곳 등 142곳을 조사한 결과 경영난이 심각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한 외래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15.7% 줄었고, 종합병원 19.3%, 병원급 29.6% 감소했으며, 입원환자는 상급종합병원 14.5%, 종합병원 19.6%, 병원 25.2% 떨어졌다.
4월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더 떨어졌다. 외래환자는 상급종병원이 16.2%, 종합병원이 23.8%, 병원이 30.5% 줄었고, 입원 역시 상급종합병원 12.7%, 종합병원 21.4%, 병원 32.3% 감소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들 병원의 진료수입도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3월보다 4월의 감소폭이 더 커 병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병원들이 선지급 진료비나 메디칼론, 융자지원 등으로 근근이 버텨 왔지만 7월부터 선지급된 진료비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난이 심각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