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기병원 퇴원 이후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돌봄 필요성이 있는 대상자에게 장기요양 일시등급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건강보험연구원의 진단이 나와 논란이 일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은 7일 정기간행물 '건강보장 ISSUE&VIEW' 9월호를 발간했다.

건강보험연구원 유애정 부연구위원은 '건강보장 ISSUE&VIEW'에 '장기요양 사각지대 진단과 과제' 연구보고서를 기고했다.

유애정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장기요양 대상자 수 증가, 인프라 확대 등 획기적인 변화를 경험해 왔지만 여전히 장기요양 등급을 받지 못한 노인의 대상자 확대 요구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는 장기요양 대상자는 제도 시행초기인 2008년 말 21만 4천명에서 2018년 말에는 67만명으로 약 3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지난 2014년 7월에는 장기요양 3등급체계를 5등급체계로 개편하면서 경증치매환자를 대상자 범위에 포함시키고, 2018년에는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상자를 확대해 가고 있다.

유애정 부연구위원은 장기요양 대상자 포괄성 및 급여 충분성 측면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 현황을 파악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기초한 장기요양 사각지대를 추정한 결과 전체 노인 대상자 중 장기요양 필요 대상자는 18% 수준이며, 그 중 9%가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이용하고, 욕구가 있지만 제도권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포괄성 측면의 사각지대는 2~4% 수준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건강보험공단 내부자료를 인용해 장기요양 대상자이지만 미이용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의 30.7%가 요양병원, 4.4%가 병의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유애정 부연구위원은 "이런 경향은 전문적 요양서비스에 대한 불만족과 건강관리 및 의료적 처치 부족 부분 등 급여내용의 불충분성이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 부연구위원은 "장기요양 필요군 정의에 근거해 살펴볼 때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대상자인 등급외 A, B 해당자도 일부 돌봄필요가 있다고 사료되며, 향후 이들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향후 치매질환자가 아닌 등급외 A, B 대상자를 등급인정자로 포함시키거나 노인돌봄종합서비스를 확대해 등급외 대상자 지원을 보다 체계화시켜 나가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급외 A는 장기요양인정점수 45점 이상~51점 미만을, 등급외 B는 40점 이상~45점 미만을 의미한다.

특히 유애정 부연구위원은 "급성기병원 퇴원 이후에 바로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돌봄필요도가 있는 대상자에게 장기요양 일시등급을 부여하는 방안 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현재 건강보험공단이 일부 요양시설에서 시범운영중인 '전문요양실' 사업처럼 급성기병원 퇴원 이후 재활 등 추가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요양병원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을 무리하게 장기요양으로 편입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요양시설 '전문요양실'의 경우 의사의 지도감독 없이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기관지절개관 교체 등의 의료행위를 하고 있어 무면허의료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