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CCTV 설치 법제화와 시사점
  • 기사공유하기
요양병원 CCTV 설치 법제화와 시사점
  • 안창욱 기자
  • 승인 2021.11.16 06:4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이손의료경영연구소 손예리 연구원

들어가며

2018년부터 3년간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폭행, 폭언, 방치 등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고 언론을 통해서도 논쟁거리가 되면서 요양병원 병실 내에 CCTV를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손예리 연구원
이손의료경영연구소손예리 연구원

2018년 3월 24일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사가 환자가 자주 돌아다니고 소변도 자주 본다는 이유로 머리를 때린다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되었다. 

같은 해 10월 29일 어느 한 요양병원에서 식사시간에 환자가 음식을 뱉었다는 이유로 간병인이 80대 할머니를 폭행한 사건이 국민청원에 게시되었다.

2020년 5월 18일, 어느 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이후 면회가 금지되고 담당 간병인도 바뀌는 상황에서 환자가 계속 방치되어 꼬리뼈가 보일 정도로 욕창이 더 심해진 사연도 국민청원에 게시되었다. 

이후에도 요양병원에서 치매, 1급 지체장애인 등의 환자에게서 폭행 흔적이 발견되는 사례들도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를 계기로 2020년 9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정기국회에서 요양병원 병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였다.

발의된 개정안 내용 
1. 입원환자에 의한 의약품 투여 내역 등 진료에 관한 사항을 주기적으로 환자나 보호자에게 알려야 한다. 만약, 입원환자의 진료에 관한 사항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 300만 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 환자 안전과 요양병원의 보안을 위해 CCTV를 설치 및 관리해야 한다. 만약, CCTV를 설치하고 관리하지 않은 경우, 300만 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단, 요양병원 개설자가 환자 및 보호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하거나 보호자 및 요양병원 종사자 모두의 동의를 받아 네트워크 카메라를 설치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3. CCTV를 설치 및 관리하는 자는 환자와 요양병원 종사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환자의 안전과 요양병원의 보안을 위해 최소한의 영상정보만을 법규에 맞게 수집하고,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면 안 되고, 환자 및 요양병원 종사자의 권리가 침해받을 가능성과 그 위험 정도를 고려해서 영상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며, 환자 및 요양병원 종사자의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영상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4. CCTV에 기록된 영상정보는 60일 이상 보관되어야 한다. 

5. CCTV를 설치 및 관리하는 자는 환자가 본인과 관련된 사항을 확인하거나 보호자가 환자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서, 환자 안전활동을 수행하는 기관에서 업무수행을 하기 위해서,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 법원의 재판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영상 열람을 요청하는 경우 그 요청에 응해야 한다. 만약, 영상 열람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경우 300만 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6. 요양병원 개설자는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CCTV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추는 행위와 녹음기능을 사용하거나, 저장장치 이외의 장치나 기기에 영상정보를 저장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7. 요양병원 개설자는 영상정보가 분실ㆍ도난ㆍ유출ㆍ변조 또는 훼손되지 않도록 내부 관리계획의 수립, 접속기록 보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ㆍ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8.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요양병원에 설치한 CCTV 설치 및 관리와 그 영상정보의 열람으로 환자 및 요양병원 종사자 등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되지 안도록 설치, 관리 및 열람 실태를 매년 1회 이상 조사ㆍ점검해야 한다.

9.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영상정보가 분실ㆍ도난ㆍ유출ㆍ변조 또는 훼손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

개정안에 대한 입장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부적절한 진료가 있거나 방치된 경우라도 치매 등으로 인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신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보호자도 이를 인지하기 어렵다. 

부적절한 진료를 예방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요양병원은 입원환자의 의약품 투여 내용 등 진료에 대한 사항을 보호자에게 주기적으로 알리도록 하고, 요양병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대한요양병원협회]
극히 일부의 일탈이지만,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로비, 복도 등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요양병원 병실 내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되면 기저귀 교체, 탈의, 회음부 처치 등으로 신체 일부가 노출되어 환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민감한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고, 단순히 치매 환자나 의식이 없는 중증환자뿐만 아니라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힐 수 있는 환자들도 함께 입원하고 있어 공익보다 개인의 권리침해가 훨씬 클 것이다.

또한, 요양병원 CCTV 설치법안은 선량한 의료진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고, 환자와 의료인 간 신뢰 관계를 저해할 수 있으며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단순히 환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요양병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의료인과 환자 및 보호자 간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 

CCTV 설치 의무화는 인권과 초상권, 개인정보 등의 심각한 침해를 일으킬 수 있어 인권 제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시설 투자에 대해 요양병원에 대한 지원책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 해소책임을 모든 요양병원에 전가하는 것은 과하다. 

끝마치며
환자의 개인정보와 인권의 문제는 양날의 칼과 같다. 수술실 CCTV 설치법안이 마련되는 과정을 보면서 의료진에 대한 국민과 환자의 신뢰가 무너져 있음을 본다. 불법의료행위와 중대 범죄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수술실 CCTV 설치가 최적의 답인가? 

외국의 사례에서도 의무적으로 수술실 내 CCTV를 설치한 사례는 없다. 세계의사회에서도 설치 의무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결국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행위가 위축되면서 궁극적으로 누구에게도 이득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의료계가 이러한 사건 등에 얼마나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했는지를 볼 때 오히려 지금의 결과는 당연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사협회에서는 자율적인 시정과 규제를 통해 재발 방지 및 자정노력을 하겠다고 했지만 솜방망이 처분에 불과했고 계속 같은 사건들이 반복하여 발생하면서 결국 법률적인 규제를 받게 되었다. 

전문가에 대한 불신은 결국 의료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수술 등 위험한 분야의 위축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중증 수술을 피할 것이며 결국 외과계의 쇠퇴로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환자와 국민에게로 돌아간다.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환자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의료계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피해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하위법의 미세조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요양병원 병실 내 CCTV 설치 건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요양병원의 열악한 환경, 일당정액수가제도, 간병제도의 비급여,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 미정립 등 여러 가지 제도의 문제가 요양병원의 많은 사회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인 보완이 필수적이지만, 제도의 탓만으로 돌리기보다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요양병원들의 노력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 노인의료를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묵묵히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는 요양병원의 종사자들도 많다. 

그러나 고령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얼마나 그들의 삶을 존중하는 케어를 해 왔는지를 생각하고 그들의 인권과 삶을 존중하는 요양병원이 많아져야 한다. 

수술실 CCTV 설치법안의 통과과정을 보면서 요양병원도 자칫하면 병원 내부에서 벌어질 수 있는 폭행과 방치, 무분별한 신체 구속 등 반인권에 대한 철저한 방지대책을 위한 자정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요양병원은 2012년부터 의무인증으로 전환되면서, 인증의 기준에 환자안전과 낙상사고, 신체보호대의 사용에 대한 기준 등이 마련되었고, 대한요양병원협회 차원의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외부의 전문가를 영입하여 제대로 된 위원회 운영이 필요하며, 요양병원의 인권과 윤리문제에 대해서 위반할 경우 자체적인 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형식적으로 운영될 경우 결국 외부적인 규제가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CCTV 설치에 대한 입법안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이 없다면 결국 CCTV 설치 법안이 통과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 환자안전이란 목적을 위해 희생되어야 할 환자들의 사생활과 인권의 문제, 병원종사자들의 자부심이 손상 받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도적인 불합리한 면이 있더라도, 요양병원이 노인의료를 위한 노력의 가치를 사회 속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환자의 인권과 존엄성을 지키는 요양병원들의 자발적이고 우선적 노력이 더욱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는 이손요양병원(병원장 손덕현) 부설 연구기관입니다. 손덕현 병원장은 대한요양병원협회 직전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의료&복지뉴스 '회원가입' 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 2021-11-16 08:12:3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 개선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