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양병원이 욕먹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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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양병원이 욕먹어야 합니까?”
  • 안창욱 기자
  • 승인 2018.04.02 0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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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병원협회 조항석 위원장 작심비판
"질적 저하 초래한 주범은 일당정액수가"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조항석 정책위원장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조항석 정책위원장

우리나라 요양병원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비용으로 많은 환자들을 보고 있지만 욕은 욕대로 먹고 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조항석(연세노블병원장) 정책위원장은 요양병원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최근 춘계 학술세미나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기능정립토론회를 열었다.

조항석 정책위원장은 토론자로 나서 왜 요양병원이 질 높은 의료를 하지 못하는지, 왜 욕을 먹고 있는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겠다며 작심한 듯 불편한 현실을 조목조목 따졌다.

먼저 조항석 정책위원장은 2016년 기준 전체 1400여개 요양병원에 지급된 총 진료비가 47145억원으로, 이는 전체 진료비 646623억원의 7.3%에 불과하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전체 요양병원 병상은 약 20만 개로, 전체 병상의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요양병원 진료비는 건강보험 재정의 7.3%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재정 악화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요양병원이 저비용으로 노인 전문의료를  수행하는 등 순기능이 적지 않지만 환자 유인알선, 본인부담금 면제, 폭행 및 신체억제대 오남용, 허위청구 및 불필요한 치료 권유, 환자 안전 취약 등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항석 정책위원장은 요양병원의 부정적 이미지, 질적 저하를 초래한 주범으로 일당정액수가를 지목했다.

일당정액수가는 자원이용량 수준에 근거해 환자군을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문제행동군 인지장애군 의료경도 신체기능저하군 등 7개로 나누고, 의사와 간호인력 수준에 따라 1일당 정액의 차등수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조항석 원장은 “2008년 요양병원 일당정액수가를 적용할 당시 급성기병원의 70% 수준의 수가를 책정해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당정액수가가 시행되면서 과소진료, 과소투자, 자원소모량이 적은 환자 고르기, 아급성기환자를 보면 볼수록 경영이 악화되는 상황을 촉발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가 부재하고, 환자 증상이 호전되는 것보다 중환자가 되면 수익이 증가하는 반면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춘 질 좋은 요양병원은 경영 압박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게 일당정액수가의 문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당수가제가 시행되면서 작업치료나 물리치료 횟수를 줄일수록, 관련 인력을 덜 둘수록, 저가약을 쓸수록 더 많은 이익을 내다보니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부실화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일수록 경영 압박을 받는 왜곡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항석 정책위원장은 의사, 간호사 등의 의료인을 갖추고 병원 기능을 하는 요양병원 의료수가가 간호사조차 없고, 간병을 주로 하는 요양시설 수가의 2/3 수준이라고 개탄했다.

의사 2등급, 간호인력 5등급인 요양병원의 의료고도환자 일당정액수가는 2018년 기준으로 42260원이지만 요양시설 2등급 수가는 6490원에 달한다.

또 요양병원 수가는 4년간 5.6% 인상되는데 그쳤지만 요양시설은 같은 기간 23.8%나 올랐다.

조항석 원장은 초고령사회 도래에 대비하는 새로운 노인의료복지 체계가 필요하고 섣부른 규제보다 의료기능을 강화 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을 패싱하며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커뮤니티 케어 추진본부를 발족하고, 올해 7월까지 지역사회 돌봄 커뮤니티케어 로드맵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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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 2018-04-02 09:38:38
요양병원 4만 2260원 VS 요양시설 6만 490원!!! 말이 안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