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선택입원군으로 분류해야 할 환자 상당수가 의료중도, 의료경도로 상향 분류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2023년 요양병원 정책의 뜨거운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혜진 부연구위원은 1일 공개한 '노인돌봄 재정 지원 정책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80세 이상 인구 대비 OECD 평균 수준의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장기요양서비스 이용률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혜진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요양병원 및 시설 이용 비용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면 재정 운영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낭비가 초래된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불필요한 시설 이용을 줄이기 위해 요양병원 수가 체계 개편, 통합판정체계 도입, 통합돌봄 선도사업 실시와 같은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11월부터 환자분류군을 7개군에서 5개군으로 조정하면서 기존의 문제행동군, 인지장애군,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분류되던 환자들을 선택입원군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심평원이 제도 시행 2년 뒤 환자분류체계 개편 전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의료필요도가 낮은 선택입원군 비율이 43.7%(8만 7,928명)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11.4%(2만 2,980명)에 그쳤다. 

개편 후 예상 환자분류군과 다르게 분류된 약 7만 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 대부분이 개편 후 행동심리증상 빈도 증가나 항정신병 또는 치매 치료 약물 처방을 통해 상위 환자군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는 기존의 문제행동군 및 인지장애군에 속하는 중증환자는 의료중도 및 의료경도로, 경증 환자는 선택입원군으로 분류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선택입원군으로 분류될 것이라 기대했던 환자 상당수가 의료중도 및 의료경도로 분류돼 정부가 기대했던 효과가 충분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식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달 13일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의 하나로 요양병원 급여기준 및 항목 재점검을 꼽았다. 요양병원 환자분류체계 중 '상향 분류' 문제가 발생하는 의료중도, 의료경도에 대한 의료적 평가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을 억제하기 위해 의료중도, 의료경도에 대한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여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