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심사와 교통경찰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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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심사와 교통경찰의 공통점
  • 안창욱 기자
  • 승인 2018.04.16 05: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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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건강보험 심사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심사조정액을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것 개선 시급"

심평원의 진료비 심사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심사삭감을 많이 할수록 정부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방식을 폐지하고, 심사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The 9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18'에서 '건강보험 심사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고려의대 윤석준(예방의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진료비 심사물량은 2010130만건에서 2016150만건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윤 교수는 이처럼 심사물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현행 심사체계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평원 심사인력 1인당 처리해야 할 전문심사 청구물량이 매년 평균 11%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고, 급여기준에 근거한 심사 대상 범위가 제한적이고, 사례별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심사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윤석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이에 따라 윤 교수는 심사체계를 개선해 건강보험 심사 그린인증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급증하는 심사물량과 급여항목 증가로 인한 물리적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심사 성적이 양호한 일부 요양기관을 선정, 일정기간 심사를 유예해 주자는 것이다.

또 그는 기존 청구건 별 심사에서 의무기록에 기반한 환자 단위, 기관 단위 경향심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급여기준을 벗어나지만 의학적으로 필요한 환자에 대해 일정 수준 의료인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진료 경향성을 분석해 의학적 적정성에서 크게 벗어나면 정밀심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평원 지영건 급여기준실장은 병원과 심평원의 진료비 판단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그는 "요양급여의 3대 원칙은 의학적 타당성, 진료 필요성, 비용효과성이지만 심사원칙은 '왜 이렇게 많이 해?' '왜 싼 거 안 써?' '왜 근거자료가 없어?'이며 마지막이 '의학적 타당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심사의 일관성에 문제가 크다"면서 "심평원 심사위원들은 퇴직하고 온 권위자들인데 심사위원에 따라 판단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기획재정부의 심평원 경영평가 지표 중 일부
기획재정부의 심평원 경영평가 지표 중 일부

특히 지영건 실장은 기획재정부가 매년 심평원 경영평가를 하면서 심사조정액을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에는 심평원 심사인력 1인당 삭감건수와 삭감액을 경영평가 지표로 했지만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면서 "그러나 전체 심사조정액을 근거로 한 경영평가지표는 남아있어 이를 삭제하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재부가 공개한 ‘2017년도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경영평가편람을 보면 심평원의 업무생산성 평가 지표로 심사인원 대비 진료비 심사결정금액을 활용한다고 명시했다.

삭감을 많이 해 진료비 심사결정금액을 최대한 낮춰야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지영건 실장은 "이는 교통경찰이 (실적을 채우기 위해) 몰래 숨어서 교통위반 딱지를 떼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지연 적정진료팀장은 "심평원이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심사하는 게 문제"라면서 "의료기관은 진료량이 많다고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진료비 증가를 통제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지연 팀장은 "병원은 진료를 한 것이지 사기를 친 게 아니지만 심평원이 부당진료, 도덕적 해이 등으로 해석해 현지조사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심사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비급여가 급여화됨에 따라 심사의 정확성을 담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정통령 과장은 "심사기준이 급여기준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면서 "심사기준과 심사위원도 다 공개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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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의학 2018-04-16 06:49:43
삭감을 많이 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게 말이야 방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