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해야 산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 기사공유하기
"단합해야 산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 안창욱 기자
  • 승인 2023.03.30 07:37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신임 회장 인터뷰
"수가 현실화, 간병 급여화 반드시 해결할 것"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신임 회장이 취임사를 하는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신임 회장이 취임사를 하는 모습

"요즘 잠이 안온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제11대 남충희 신임 회장은 근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남충희 신임 회장은 최근 지방을 돌며 요양병원 대표자들을 두루 만나 다양한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고 한다. 

남충희 회장은 "요양병원 병원장, 이사장으로부터 제발 살려달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사실 어깨가 무겁다. 턱밑까지 물이 차올랐는데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하소연을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 회장은 "이제 요양병원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됐고, 간병 급여화, 수가 개선, 요양병원만 억압하는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아달라고 말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면서 "각자도생은 공멸할 수밖에 없으니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요양병원의 경영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코로나19 감염자 상당수가 사망했고, 일부는 요양시설로 옮겨갔다. 또 웬만하면 가정에서 재가방문요양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대한요양병원협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장인 홍석준 의원이 축사하는 모습
29일 대한요양병원협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장인 홍석준 의원이 축사하는 모습

남 회장은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줄어드는데 건강보험 수가는 물가인상률,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다보니 경영난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에 취임하다보니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죽기 살기로 싸워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 조직을 강화해 단합된 목소리를 내고, 협회 회원들의 권리를 적극 보호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충희 신임 회장은 병원다운 병원을 만들어야 결국 요양병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의료필요도를 중시하는 요양병원으로 거듭 나야 한다. 요양병원이 요양과 돌봄의 기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기관다워야 한다. 일정한 수준 이상의 의료시스템을 갖출 수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한 요양병원은 요양시설로 전환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9일 대한요양병원협회 춘계세미나에는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29일 대한요양병원협회 춘계세미나에는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춘계세미나 첫번째 세션에서 '의료-요양 통합판정체계 시범사업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를 다뤘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춘계세미나 첫번째 세션에서 '의료-요양 통합판정체계 시범사업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를 다뤘다

남충희 회장 임기 동안 풀어야 할 숙제 중의 하나는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역사회 포괄케어에서 요양병원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길이 순탄치 않다.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보면 방문진료는 동네의원이, 방문재활은 재활의료기관 시범기관이 맡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충희 회장은 "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은 탁상공론"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퇴원하면 환자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요양병원 의사, 간호인력이 방문진료할 수 있도록 퇴원환자 지역연계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환자 정보가 부족한 의원에서 방문진료한다면 심각한 의료자원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남충희 신임 회장은 요양병원 수가 현실화, 간병 급여화를 임기 중 반드시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꼽았다.   

그는 "요양병원은 우리나라 전체 병상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진료비 비중이 고작 7%에 불과하다"며 "이런 저수가를 감수하면서 노인의료를 책임지고 있는데 왜 적폐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현재 5개 환자분류군을 질병군별, 중증도별 기능분화를 촉진하는 새로운 수가체계로 개편하고, 이를 통해 전문화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차승식 감사는 29일 대한요양병원협회 춘계세미나 겸 정기총회에서 2022회계연도 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차승식 감사는 29일 대한요양병원협회 춘계세미나 겸 정기총회에서 2022회계연도 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간병 급여화와 관련, 남충희 회장은 "올해 안에 시범사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전체 입원환자가 혜택을 보지 못하더라도 병동별 급여화를 시행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충희 신임 회장은 지난해 대한요양병원협회 산하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TFT' 위원장을 맡아 간병비 급여화 3가지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협회가 마련한 첫 번째 안은 일정한 간병인력과 시설을 갖춘 요양병원의 의료중도 또는 의료고도 환자들을 대상으로 간병서비스를 시행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 안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요양병원형 모델을 개발해 현물급여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간호사, 간호조무사, 병동지원인력 1명이 담당하는 환자 비율을 정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 방식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요양병원 맞게 변형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 번째 안은 현재 노인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 배치기준(2.5대 1)을 요양병원에 동일하게 적용해 현물급여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남충희 회장은 요양병원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조직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국회를 찾아가든, 시위를 하든 뭐든지 해야 살 수 있다"면서 "요양병원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려면 협회 지역단위 조직을 우선 활성화해야 한다. 각 지역별 모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회장들에게 힘을 많이 실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 회장이 요양병원협회 지역 조직을 활성화하려는 이유는 내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그는 "지역 요양병원 대표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만나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총선에서 요양병원협회의 요구사항이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신임회장이 기평석 전임 회장으로부터 협회기를 이양받는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신임회장이 기평석 전임 회장으로부터 협회기를 이양받는 모습

특히 남 회장은 "협회가 회원들에게 회비만 내라고 할 게 아니라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률적 자문을 포함해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남충희 신임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다시한번 단합을 주문했다.  

남 회장은 "요양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최일선에서 방어선을 구축하고 국민들을 보호했다. 그런 힘이 하나로 뭉쳐져야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정책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유능한 선장은 폭풍이 몰아칠 때 눈앞의 파도를 보지 않고 바람을 읽는다고 했다. 1년 후, 2년 후 요양병원이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료&복지뉴스 '회원가입' 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요양 2023-03-30 08:32:47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본다!!

요병 2023-03-30 08:47:02
요양병원의 현재 역할만 보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나은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함께 삽시다.

ssutong1017 2023-03-30 13:21:13
신임회장님 응원합니다 !! 굉장히어렵습니다 다들마찬가지겠지만요
함께 단합해서 현안을 해결해 나갑시다!!

Michaelneomo 2023-03-30 18:41:13
The 9 Best Case Management Software For Law Firms in 2022
AUG 23, 2022

Law firms can sometimes be endlessly chaotic. Lawyers, paralegals, and staff members must organize, analyze, and manage every aspect of multiple cases. They must track and monitor:

Deadlines,
Statutes of limitations,
Filing requirements,
Client records,
Billing,
Expert witnesses,
Evidence,
and much more.

Even a smaller case can require a great deal of time organizing documents and tracking det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