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환율 변화와 주변 경쟁국의 관계 등으로 한국 경제의 부침을 알게 되었다. 경제를 망치고 싶은 대통령은 없다.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 싶은데 왜 안 될까. 대통령 주변에 정직하고 똑똑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농땡이 치고 딴 생각하는 사람만 있으면 어려워진다. 그래서 대통령이 갖춰야 할 역량은 내 옆의 사람이 진짜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주변에 누가 돕는가에 따라 실적이 달라진다. 

3년간의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었다. 요양병원협회도 남충희호로 개편되었다. 남충희 회장은 이런 말을 즐겨 사용한다. ‘유능한 선장은 눈앞의 파도만 보지 않고, 파도 너머 희망을 본다’고. 요양병원협회가 처한 현실은 첩첩산중이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아버지의 항문에 간병인이 30cm 기저귀를 집어넣었다거나 요양병원에서 사망한 80대 여성에게 목졸림 흔적이 있었다는 것 등. 요양병원 환자 항문 기저귀 사건은 어제 마포경찰서에 고발하고 왔다. 목졸림 사망 의혹 사건도 협회 차원에서 진상을 파악 중이다. 

리더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최근 간호법 논의로 전국이 시끄러웠다. 간호협회 회장의 리더십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언론을 통해 비친 모습은 회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탄탄한 참모가 있었다. 주노 헤어의 강윤선 대표를 만난 적 있는데, 강 회장 주변에도 그를 믿고 추종하는 그룹이 있었다. 그렇기에 간호협회는 간호법 제정을 맹렬히 요구했고, 주노 헤어는 전국 200개 체인점을 갖춘 리딩 헤어살롱이 되었다.

반대로 필자는 10년간 운영하던 요양병원을 폐업했다. 폐업의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믿고 맡길 참모가 없어, 많은 일을 혼자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이유다. 미수금 장부를 감추고 자기 주머니에 넣는 사람, 입으로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지만 실행력이 없는 사람, 원장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사람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병원 구성원들의 노력의 총합이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라는 판단 아래 폐업하게 되었다.

요양병원협회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리더를 선택해야 하며, 선택된 리더가 전체를 조망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려면 유능하고 사심 없는 참모가 있어야 한다. 요양병원 아버지 항문에 30cm 기저귀를 집어넣은 사건을 고발하기 위해 마포경찰서를 방문했다. 남충희 회장은 잠시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그 짧은 시간에 조는 모습을 봤다. 회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경찰 고발 후 다음 일정, 그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필자는 병원 내부 직원과 싸우느라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사용했다. 남충희 회장은 필자와 같은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 필자는 병원을 폐업하는 살을 떼어내는 경험을 했다. 남충희 회장이 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전국 1450개 요양병원은 심각한 위기를 겪을 것이다. 모쪼록 사익보다 협회의 이익을 우선하는, 그런 과정을 통해 요양병원 전체의 권익을 증진시킬 유능한 이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면 협회에 힘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