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린 요양병원 "저수가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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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내몰린 요양병원 "저수가 개선 시급"
  • 안창욱 기자
  • 승인 2024.04.0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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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현안대응 TFT에서 간병·수가·병동제 대책 모색

[초점] 요양병원 3대 현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요양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2021년 1,464개에서 2022년 1,435개로 29개 감소했다. 2023년 이후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서서히 벗어났지만 개원보다 폐업이 늘면서 전국 요양병원은 최근 1,387개까지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퇴원으로 빈 병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신규 입원이 줄어들면서 병상 가동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가 나빠지자 요양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이 간병비 부담 때문에 요양시설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요양병원 환자가 감소하고, 물가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뛰고 있지만 매년 2%도 안되는 수가 인상은 요양병원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미래는 더 불투명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4일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요양병원의 장기입원, 사회적 입원을 강력하게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장기입원 대책'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요양병원 입원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입원, 장기입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요양병원 환자분류기준을 강화하고, 의료-요양 통합판정체계를 도입해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등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요양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통합판정체계는 의료, 요양, 거주 등 필요도를 평가해 최적의 서비스를 판정, 제공하는 제도다.

정부는 통합판정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본인부담금을 상향 조정해 통합판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장기입원을 방지하기 위해 선택입원군 등 의료필요도가 낮은 환자가 장기 입원할 경우 환자 본인부담을 높이고, 요양병원 적정성평가를 개선해 재택복귀율 등을 평가지표에 넣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퇴원한 뒤 사회 복귀를 준비할 수 있는 ‘회복기 의료기관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장기 플랜도 제시했다. 현재는 급성기병원 퇴원 환자 상당수가 요양병원에 입원해 일정 기간 치료를 한 뒤 가정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 기능을 향후 도입 예정인 ‘회복기 의료기관’에서 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회복기 의료기관은 환자 특성에 따른 충분한 회복기 치료 기간을 보장하기 위해 입원일로부터 30~180일까지 입원료 체감제 적용을 제외하고, 일상생활 회복훈련,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의 상태 평가, 퇴원계획 수립 등을 통해 퇴원 후 재택복귀 또는 만성기 및 유지기 진료 연계를 지원한다.

정부는 회복기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180일 초과 입원율, 재택복귀율, 합병증 발생률 및 재입원율 등을 평가지표에 반영하고, 성과 달성에 따른 
보상체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요양병원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자 대한요양병원협회도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달 '현안 대응 TFT(위원장 임선재 부회장‧더세인트요양병원장)'를 최근 발족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현안 대응 TFT 회의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 현안 대응 TFT 회의 모습

현안 대응 TFT 임선재 위원장은 "요양병원으로서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TFT의 역할"이라면서 "앞으로 간병 급여화, 수가 현실화, 기능 병동제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0여 개 요양병원에서 간병지원 1단계 시범사업과 2026년 2단계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부터 간병 급여화 본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차례 시범사업에서 간병 대상 환자의 적절성, 의료‧요양 통합 판정체계 적용, 간병인력 업무 및 배치기준 등
의 적절성 등을 검토하게 된다. 아울러 간병인력 질 관리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및 의료기관 관리 감독 방안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1단계 시범사업안을 놓고 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환자 본인부담률이 40~50%에 달하고, 의료최고도와 의료고도 환자 외에는 지원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용 지원 기간도 최대 1년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가 현실화는 요양병원의 오래된 숙원사업이다.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들은 의료인이 제공하는 의료행위 별로 수가가 책정돼 있어 의료행위가 많을수록 더 많은 진료비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요양병원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의료행위를 하더라도 입원 하루당 정해진 수가만 받을 수 있는 일당정액수가가 시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어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일당정액수가를 현실화하고, 욕창 등 일부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일당정액수가 적용을 받지 않는 행위별 수가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양병원 기능이 갈수록 축소되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회복기 재활이 재활의료기관으로 넘어갔고, 정부가 요양병원에서 퇴원해 요양병원에서 일정 기간 입원해 건강을 회복하는 이른바 ‘회복기 의료’ 기능까지 요양병원에서 분리해 새로 신설할 예정인 ‘회복기 의료기관’에서 맡도록 한다면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대한요양병원협회는 반드시 기능 병동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양병원 안에 △뇌신경재활 및 척수 손상 △만성 호흡질환 △치매인지장애 △신장투석 △항암 및 호스피스 △내성균주 감염 △수술 후 회복 △내과 중환자실 회복, 중증 요양 등 병동제 방식으로 기능을 전문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사랑요양병원 윤순길 이사장은 "요양병원은 위험도가 있는 중증환자들이 입원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당정액수가, 기본입원료 상대가치점수가 너무 낮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의료행위가 일당정액수가에 묶여 있어 도저히 병원을 운영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수가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김철준 부회장은 "요양병원은 다양한 임상 전문의가 상근하고 있기 때문에 기능 병동제를 시행하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고, 환자 증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유연한 연관 서비스를 공급할 있으며, 특성화와 기능 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회장은 최근 2024년 상반기 정기 이사회에서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간병지원 1차 시범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회는 불합리한 수가를 개선하고, 기능별 병동제를 관철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밝혔다. 남 회장은 "지금 당장 요양병원 수가를 손보지 않으면 올해 안에 전체 요양병원의 20% 이상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저수가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충희 회장은 "정부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기능 정립이 미진한 상황에서 회복기병원, 의료요양원 등으로 요양병원 기능 분화를 꾀하고 있는데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요양병원 절반이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동제를 관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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