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집중치료실 수가 만들면 '일거삼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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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집중치료실 수가 만들면 '일거삼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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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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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과 장비 투자 불가피하지만 수가 없어 경영난
중환자실 선순환, 저비용, 건보 재정 절감 해결책

보건복지부는 2022년부터 요양병원의 9인실 이상 병실에 대해 입원료를 30%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집중치료실 형태의 기준을 충족하는 9인실 이상 병실의 경우 2022년 6월까지 입원료 감산을 유예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당시 총 237개 요양병원이 수가 감산 유예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대한요양병원협회는 보건복지부에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기준안을 제시했다.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기준을 신설, 기준을 충족할 경우 9인실 이상 입원료 30% 삭감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것이었다.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제안한 집중치료실 기준안은 시설, 장비, 인력 기준을 포함하고 있다. 시설의 경우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별도의 단위로 독립하며 △무정전 시스템을 갖추고 △의사 당직실을 두며 △병상 1개 당 면적은 6.3제곱미터 이상으로 하되, 집중치료실의 간호사 스테이션과 복도는 병상 면적에 포함하도록 했다. 

장비 기준은 △병상마다 중앙 공급식 의료가스시설, 맥박산소계측기를 갖추고 △후두경, 앰부백(마스크 포함), 제세동기를 갖추도록 했다. 인력기준은 의사등급과 간호등급 모두 1등급 기준을 충족하는 안을 제시했다. 

입원대상은 △폐렴, 패혈증 환자 △무의식 환자 △말기환자 △욕창 4단계 1개 이상 환자 △ 응급환자 발생시 기관지삽관 환자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군 △의료고도 이상 등급 환자군 등으로 정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대한요양병원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2022년 7월 1일부터 집중치료실 형태의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9인실 이상이면 무조건 입원료 30%를 감산 조치했다. 

문제는 요양병원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환자 상당수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버금가는 인공호흡기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 중증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인력과 시설, 장비 기준을 마련하고, 기준을 충족하면 별도의 수가를 지급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요양병원 수가체계를 개편하면서 2022년부터 9인 이상 병실에 대해서는 입원료를 감산하는 대신 중증환자 집중치료를 위해 중환자실 형태의 다인실의 경우 별도의 기준이 마련되면 별도의 수가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수가 관련 보건복지부 의결기구이다. 그러나 정부는 건정심에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기준과 수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음에도 지금까지 답보 상태에 있다. 

현재 급성기병원의 경우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간호등급에 따라 별도의 수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중증환자 치료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이와 달리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에 대해서는 일반 다인실 취급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요양병원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A요양병원은 집중치료실 중환자 치료를 위해 30대 이상의 인공호흡기(ventilator), 개별 모니터 100여 대, 중앙모니터링시스템(CMS) 3대 등을 갖추고 있으며, 내과 계열 중증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내과 전문의를 5명이나 두고 있다. 간호사들의 업무강도가 높다 보니 일반 병실보다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A요양병원은 중심정맥관(C-line), 방광조루술(cystostomy), 흉관삽입술(chest tube), 기관절개술, 피그테일 카테터 삽입(pigtail insertion), 중심정맥 투석 도관 삽입(temporary & perm) 등 웬만한 시술도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수술 등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상급병원 전원을 할 필요가 없다. 

B요양병원 역시 수 억 원을 투자해 집중치료실에 인공호흡기, 환자모니터링장치 등 대학병원 못지않은 시설을 갖추고, A요양병원과 마찬가지로 일반병동보다 1.3배 많은 간호사를 집중치료실에 투입하고 있으며, 집중치료실 진료가 가능한 전문의가 야간 당직근무를 하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 요양병원들이 집중치료실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력과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전혀 수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A요양병원 병원장은 “사실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입원한다면 중환자실에 있어야 할 정도로 중증도가 높다”면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할 수 없기 때문에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은 중환자 선순환 구조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요양병원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은 전문의 가산, 간호등급에 따라 수십만 원의 수가를 보장하고, 필수의료 육성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와 달리 요양병원은 대학병원 못지 않는 의료장비를 갖추고, 중증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지만 별도의 보상이 전무해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은 장기입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이들 중환자를 입원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환자 정체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하지만 수가가 없다 보니 가파르게 뛰는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C요양병원 병원장은 “요양병원 집중치료실 기준을 고시하고, 기준을 충족할 경우 수가를 지급하면 대학병원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중증환자들을 입원 치료할 수 있고, 환자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으며,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요양병원 집중치료실은 단순한 병실이 아니라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의료고도 이상의 중증환자들을 치료하는 공간"이라면서 "이에 맞는 시설기준을 마련하고, 수가를 보장해 요양병원이 중환자 치료에서 일정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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