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또는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암환자는 요양병원 환자분류표 상 의료고도에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암재활협회 기평석(가은병원 원장) 부회장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암 재활환자에 대한 환자분류표 등재의 당위성과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2015년 기준으로 한해 암 발생은 21만 5천여명이며, 진료인원수는 116만 6605명이다.

암 진료인원수를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이 81만 5328명, 종합병원이 36만 8406명, 병원이 7만 2942명, 요양병원이 4만 3119명, 의원이 12만 354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5년 한해 암진료 비용은 4조 3천여억원이며, 상급종합병원이 2조 8천여억원, 종합병원이 1조 1천여억원, 병원이 894억원, 요양병원이 2250억원, 의원이 322억원이다.

기평석 부회장은 “암 발생의 2/3가 노인환자임을 감안하면 요양병원의 암환자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ADL(일상생활수행능력) 등을 기준으로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문제행동군 △인지장애군 △의료경도 △신체기능저하군 등 7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그에 맞는 1일당 수가를 지급하고 있다.

환자 등급별 1일당 정액수가를 보면 의료최고도는 5만 580~5만 9160원, 의료고도는 4만 4만 2260~4만 9330원, 의료중도는 4만 1630~4만 5780원 등으로, 등급이 낮을수록 수가가 적다. 최하 등급인 신체기능저하군은 2만 5800원~3만 1180원에 불과하다.

문제는 현재 요양병원 환자분류표에 암으로 치료중인 환자의 상태와 그에 맞는 등급이 명시돼 있지 않아 심평원이 암환자의 입원진료비를 전액 불인정하거나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등급을 강등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들 들어 골육종 폐전이로 수술이 불가능해 항암 방사선치료중인 환자, 구강암 수술후 방사선치료중인 환자,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종이 심한 암환자, 진통제 주사로 극심한 통증을 조절하고 있는 암환자들이 요양병원 환자분류표 상 어느 항목에도 해당하지 않자 심평원이 최하 등급인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분류하는 게 현실이다.

신체기능저하군은 입원치료보다 외래진료를 받는 게 타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1일당 입원 수가를 의료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 수준으로 정했다.

하지만 항암이나 방사선치료중인 이들 암환자들이 입원보다 외래진료를 받는 게 타당한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평석 부회장은 “의료법에 따르면 요양병원은 만성질환인 암환자를 요양 목적으로 입원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비보험 치료가 많다는 이유로 삭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평석 부회장은 “항암,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암환자는 의료고도로 분류하고, 병기와 관계없이 치료가 불가능한 암환자는 당연히 요양병원 입원 대상이며 의료중도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그는 “재발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는 환자의 요양병원 단기입원을 허용하고, 암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암재활수가가 필요하다”면서 “환자 상태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를 수시로 처방하기 위해서는 약값을 일당정액수가와 별도로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