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인 듯 요양원 같은 수가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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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인 듯 요양원 같은 수가체계
  • 안창욱
  • 승인 2018.07.1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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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개념보다 수발, 케어에 맞춰진 환자평가
질병진단 등 의료적 기능 평가표 반영 시급
복지부는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신체기능저하군 중 사회적 입원에 해당하는 환자들을 커뮤니티케어로 전환하고,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도록 환자분류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의료현장에서도 환자분류체계가 현실에 맞지 않아 대폭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자분류체계 기획] 요양병원이지만 요양원같은 수가체계

현재 우리나라 요양병원에 적용하고 있는 환자평가표는 미국 SNF(Skilled Nurse Facility)의 요양원 수가체계 모델을 차용했다.

그러다보니 질환이나 질병에 기인한 치료 개념이 아니라 수발이나 만성질환 케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수가 책정의 60~70% 이상이 요양시설처럼 만성질환 관리 기능에 치중해 있다.

대표적인 게 일상생활수행능력(ADL).

엄연한 병원이지만 식사하기, 체위변경하기, 옮겨앉기, 화장실 사용하기 등과 같은 ADL 점수가 수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K요양병원 원장은 "요양병원이 병원의 기능을 할 수 없고 사무장병원이 급증하는 근본 이유는 의료진의 역할이 거의 필요하지 않고 간호나 간병인이 할 수 있는 만성질환 관리, 수발에 초점을 맞춰 수가를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7개 환자대분류군 중 문제행동군, 인지장애군, 의료경도, 신체기능저하군 등 4개군이 이 전체 수가의 57%를 점유한다"면서 "정부가 이렇게 만들어놓고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을 탓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도 향후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의 사회적입원을 커뮤니티케어로 전환하는 대신 의학적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도록 환자분류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만성 중증환자 치료가 제대로 되도록 중증환자 수가를 인상하고, 감염 예방, 환자안전 등과 관련된 수가 등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겠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의료적 기능 환자평가표 반영 시급"

요양병원이 병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수가제도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환자평가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B요양병원 원장은 일례로 환자평가표 상 '질병진단'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부전, 폐색전증, 심방세동, 중증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간경화증, 만성신부전, 급성신부전 등은 자주 혈액검사와 엑스레이검사를 해야 하고, 의사의 수고가 들어가지만 이를 체크하는 환자평가표 항목도 없고 수가도 없다"고 환기시켰다.

현재 환자평가표상 악성종양과 관련한 지표는 통증뿐이다. 의료고도의 '격렬하거나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매일 있는 경우'와 의료중도의 '경미하거나 중등도의 통증이 매일 있는 경우' 등이 암환자를 평가하는 유일한 지표다.

그는 "악성종양은 통증조절 외에도 전반적인 환자 상태가 나빠 의학적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만 ADL과 인지기능이 좋다는 이유로 신체기능저하군으로 강등하는 게 다반사"라면서 "심지어 사망 2~4주 전까지도 신체기능저하군이 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 진단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환자가 느끼는 심한 지력저하, 식욕감퇴, 불안감, 공포, 우울증 등 정신과적인 치료와 관리, 보호자 면담 및 교육 등 의료적 기능을 평가문항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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