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인증 때문에 이직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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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인증 때문에 이직 고민!"
  • 안창욱
  • 승인 2018.07.1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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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72% "평가 준비 부담으로 이직 고려"
"평가 끝나면 원상태…반짝인증, 속임인증"
보건의료노조가 의료기관평가인증제 개선을 촉구하는 모습
보건의료노조가 의료기관평가인증제 개선을 촉구하는 모습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 3명 중 2명은 의료기관 인증평가 준비에 대한 부담으로 휴직이나 이직을 고민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건의료노조는 2019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을 앞두고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 15278, 간호조무사 1502명을 포함해 보건의료 노동자 24087명을 대상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제 관련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보건노조는 우리나라의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 수는 OECD 평균의 53.8%에 불과할 정도로 배출되는 인력에 비해 활동 인구가 적다면서 이는 과중한 업무부담, 특히 의료기관평가인증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건노조는 인증평가의 부담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인증평가 때문에 휴직이나 이직을 고려해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인증평가를 경험한 응답자의 54.2%가 고려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자를 직종별로 보면 간호사가 71.5%로 가장 높았고, 의료기관 특성별로는 사립대병원이 58%로 가장 많았다.

보건노조는 이런 설문조사 결과는 환자안전과 의료질 향상에 기여해야 할 의료기관평가인증제가 오히려 간호사 이직률을 높이고, 인증기간에 맞춰 출산과 휴직이 늘어나게 만드는 실상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의료기관평가인증제가 간호사를 병원에서 떠나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료기관평가인증 준비기간에 얼마나 연장근무를 했는지 묻자 매일 1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이 73%를 차지했다.

30.5%1시간 이상에서 2시간 미만 매일 연장근무했고, 매일 3시간 이상이었다는 응답도 21.4%나 됐다.

44.1%는 인증 준비를 위해 휴일 출근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인증제 준비를 위해 시간외 근무를 했지만 수당을 비롯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보건노조는 이렇듯 의료기관평가인증으로 인해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이 강요되고,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 등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환자를 돌보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없어 환자안전, 의료 질 향상이라는 인증제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전한 반짝인증

평가 이후 인력이 유지되었는지 묻자 평가 이전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응답 역시 58.7%에 달했다.

보건노조는 현재 병원 인력은 인증 기준을 유지할 수 없고, 조사 평가 기간 동안의 상태가 유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의료기관평가인증이 반짝인증, 속임인증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호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인증제 문제점은 외우기였다.

의료기관평가인증을 준비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질문하자 조사위원이 물었을 때 대답해야 할 규정과 정보를 외우는 것이라는 대답이 35.5%로 가장 많았다.

암기테스트 다음으로 힘든 건 늦은 퇴근(20.8%) 이었다.

보건노조는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 혁신 TF에 참여해 노동자들의 고충을 덜고 실질적으로 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인증기준, 조사방법, 조사위원, 인증체계 및 관리체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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