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입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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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입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안창욱
  • 승인 2018.09.17 05: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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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왜 신체기능저하군인가요?"
사회적 입원 절대 다수는 중증 암환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초점] 사회적 입원의 실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7월 요양병원 입원환자 10명 중 1명이 불필요하게 입원하고 있다는 의미의 소위 사회적 입원이라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요양병원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노인성질환자 만성질환자 외과적 수술 또는 상해 후 회복기간에 있는 환자를 입원 대상으로 한다.

또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의료경도 문제행동군 인지장애군 신체기능저하군 등 7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중 신체기능저하군은 의료최고도 내지 의료경도에 해당하지 않거나 입원치료보다 요양시설이나 외래진료를 받는 것이 적합한 환자를 대상으로 산정한다.

김 의원은 신체기능저하군 환자 중에서 질병치료가 아닌 생활·요양 등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이 발생하며, 이는 불필요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요양병원 신체기능저하군 입원환자는 201443439명에서 201763311명으로 45% 급증했으며, 이는 전체 입원환자 555478명의 11.4%를 점유한다.

신체기능저하군의 총 진료비는 같은 기간 약 2088억원에서 3965억원으로 47% 늘어났고, 이는 요양병원 전체 진료비 58962억원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승희 의원은 지난해 전국 1485개 요양병원 중 신체기능저하군 환자만 입원시킨 곳이 부산 3, 경북 2곳 등 총 5곳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신체기능저하군 입원환자가 90% 이상인 요양병원도 18곳으로, 지난해에 비해 4곳 늘었다.

특히 김승희 의원은 신체기능저하군을 입원이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으로 규정했고, 마치 요양병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입원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입원하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몰아갔다.

김승희 의원은 정부의 저수가 정책으로는 더 이상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을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보건복지부는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요양병원 입원환자 442천명 중 입원 필요성이 낮은 신체기능저하군 8.3%를 지역사회 돌봄으로 전환한다는 기본 방침을 공개한 상태다.

복지부는 의료적 필요성이 낮은 불필요한 입원, 즉 사회적 입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경증환자 기준을 개선해 의학적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도록 환자분류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체기능저하군을 겨냥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언론 역시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을 척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 CBS는 지난 달 인간시장으로 전락한 요양병원의 민낯을 연속 보도하면서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들의 탈요양병원이 시급하다고 단언했다.

광주 CBS치료가 필요 없고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사회적 입원 환자들 때문에 요양병원 진료비가 증가하면서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재정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통원 치료를 해도 충분한 노인이 입원한다. 요양병원에 걸어 들어갔다가 폐렴·욕창 등으로 번지면서 사망한다.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일종의 사회적 고려장’”이라며 요양병원을 사회적 입원의 온상인 것처럼 묘사했다.

사회적 입원의 정의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2013년 서울대 권순만 교수는 실태조사를 통한 노인의료(요양) 서비스 제도 개선방안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요양병원 입원 환자 512102명 중 입원보다는 돌봄이 필요한 환자가 168634명으로 약 33%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가 입원보다는 돌봄이 필요한 환자를 사회적 입원으로 명명한 게 최초라는 주장이 있긴 하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김승희 의원이 지목한 신체기능저하군=사회적 입원은 정말 입원이 불필요하고, 건강보험 재정이나 축내는 환자들일까?

김승희 의원은 얼마 전 심평원으로부터 입원환자의 90% 이상이 신체기능저하군인 18개 요양병원의 환자 주상병 자료를 제출받았다.

그 결과 이들 18개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무려 92%가 암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을 받고 5년간 진료비 5%만 본인부담하면 되는 산정특례 대상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암환자를 신체기능저하군=사회적입원으로 규정한 셈이다.

암환자들을 멀쩡한 사회적 입원으로 단정하기는 언론도 마찬가지다.

광주 CBS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 등은 신체기능저하군에 포함되는 암환자의 경우 입원 치료보다는 요양시설이나 외래치료를 받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체기능저하군으로 평가된 환자 중 상당수는 요양병원 입원을 선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매체는 이처럼 입원치료가 불필요하고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 즉 사회적 입원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환자들은 자신들을 신체기능저하군, 사회적 입원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는 암을 중증질환으로 규정해 놓고,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마치 입원치료가 불필요한 신체기능저하군, 사회적 입원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암환자들은 심평원에 대해서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보암모 한 회원은 언론에서 암환자들을 입원이 필요 없는 '사회적 입원'이라고 매도하는데 암환자는 항암 부작용으로 몇 개월 동안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임에도 심평원은 암환자를 입원이 불필요한 것처럼 진료비를 삭감해 환자들을 요양병원에서 강제퇴원 시키고 있다고 개탄했다.

보암모 측은 심평원은 요양병원 암환자들을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등급을 낮추거나, 아예 요양병원 입원진료비를 전액 삭감해 강제 퇴원을 유도하는 비도덕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암환자들을 신체기능저하군이 아니라 의료고도내지 의료중도로 상향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입원분류군은 심평원이 아니라 해당 병원의 의료진이 환자상태 등을 평가해 결정하고, 암환자도 평가 결과에 따라 의료최고도부터 신체기능저하군까지 모두 입원할 수 있다면서 암환자를 신체기능저하군으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심평원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환자는 해당 병원의 의료진이 환자의 의무기록, 환자 상태 등을 근거로 작성한 환자평가표에 따라 7개군으로 분류되는데 현행 요양병원 환자 입원분류 기준에는 암환자를 신체기능저하군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심평원은 입원료 전액삭감 논란에 대해서도 외출·외박 등을 자주 하거나, 일상생활 정도를 평가하는 ADL 검사 등에서 입원을 하지 않고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사실일까?

물론 입원환자의 등급은 의사가 환자 상태를 평가해 환자분류표에 따라 산정한다.

그러나 요양병원들은 암환자를 의료고도나 의료중도 등으로 산정하더라도 심평원이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등급을 강등하는 게 태반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의료&복지뉴스가 지난 7월 김승희 의원이 발표한 심평원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입원환자 전원이 암환자인 6개 요양병원 환자 중 신체기능저하군은 무려 97%943명에 달했다.

97%나 되는 중증환자들이 ADL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필요하게 사회적 입원하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암과 싸우고 있는 셈이다.

반면 의료최고도, 의료고도에 분류된 암환자는 단 1명도 없었고, 신체기능저하군 이외의 등급을 받은 암환자는 의료중도 28, 의료경도 1명이 고작이었다.

심평원의 등급 강등에 의해서든, 비현실적인 환자평가표에 의해서든 암수술 후 재발하거나 전이된 말기환자, 항암 또는 방사선 치료중인 암환자 거의 대부분을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분류하고, 사회적 입원이라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압박하는 게 대한민국 보장성강화의 현실인 것이다.

암환자가 아니더라도 억울한신체기능저하군은 또 있다.

심평원이 의료중도, 의료경도 등의 등급을 인정하지 않고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등급을 강제로 떨어뜨린 환자군이 여기에 해당한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ADL(일상생활능력)11점인 80대 노인환자를 의료중도로 산정해 심평원에 심사청구했더니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등급을 낮췄다면서 삭감 이유를 물었더니 외래 통원치료가 가능한 상태라고 답변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B요양병원 측은 올해 초에는 골절수술 환자에게 복합운동치료를 하고 의료경도로 청구했는데 심평원이 요즘에는 아예 인정하지 않고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근거도 없이 이런 식으로 조정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손덕현 부회장은 사회적 입원은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중증 암환자들이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분류돼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환자분류표를 재정비하고, 요양병원이 불필요한 입원을 부추기는 것처럼 여론몰이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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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저 2018-09-17 09:13:52
걸어다닌다고 절대 멀쩡하지 않고, 재발과 싸우는 게 암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