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마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가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은 4일 식약처 자료를 분석해 “34세 환자는 3개월간 24개 병원을 전전하며 총 1,353정을 처방받았고, 58세 환자는 10년 이상 복용할 수 있는 양인 3,870정을 처방받기도 해 마약류 밀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는 마약 성분이 포함,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관리되고 있으며 장기간 복용하면 의존성이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두통이나 구토, 조현병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1~2알로 4주 이내 복용을 권장, 최대 3개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5~8월 간 식욕억제제(성분명 : 펜터민, 펜디멘트라진, 암페프라몬(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 처방횟수, 처방량 ’상위 100명을 분석한 결과, 처방량 기준으로 약 3개월간 100명이 총 158,676(정)을 처방받았으며 이는 100명이 하루 한 정을 복용할 경우 226주, 무려 4년이 넘게 복용 가능한 양이다.
김 의원은 “펜터민, 펜디멘트라진 등의 성분이 들어간 식욕억제제는 신경흥분제 계열(향정신성의약품)의 약물들로서 결국 약을 끊었다가도 나중에는 의존성이 생겨 끊고 싶어도 자의로 끊기가 힘들다”며 “특히, 환자 한 명이 특정 병원에서 총 26회 3,870정을 처방받은 것은 상식선을 벗어난 처방이며 마약류 밀매 가능성도 있는 만큼 보건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