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은병원 영양사들의 특별한 식이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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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병원 영양사들의 특별한 식이치료
  • 안창욱
  • 승인 2019.03.07 08:0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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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밀라운딩하고, 20여가지 맞춤식단 제공
'먹는 게 곧 치료다' 임상영양 실천

"먹기 미안할 정도로 반찬이 다채롭고 맛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부천 가은병원에 입원중인 권모(여·44) 씨는 기자가 환자식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권 씨는 유방암이 뼈로 전이돼 요양병원인 가은병원에 입원해 요양하면서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권 씨는 "지인의 소개로 가은병원에 입원해 처음 일주일간 밥만 먹었을 뿐인데 백혈구 수치가 너무 좋아져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루 반찬만도 20가지가 넘고, 매끼마다 다 다르다. 항암한 뒤에는 구역질이 나니까 밥 대신 빵이나 죽, 누룽지 등으로 식단을 짜 어떻게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면서 "집에서도 이렇게 해주지 못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식사에 대한 환자만족도조사를 정기적으로 하는데 매번 평균 90점 이상 나온다는 게 가은병원의 설명이다.

가은병원 영양사는 모두 6명. 통상 영양팀이라고 부르는데 가은병원은 '식이치료팀'이다.

'먹는 게 치료다' '영양은 치료의 일환'이라는 의미와 함께 매일 환자들을 대면하면서 '임상영양'을 실천한다.  

우선 식이치료팀 이은정 팀장은 신환이 입원하면 환자의 기본정보를 파악한 뒤 병실을 방문해 식단에 대해 설명하고, 영양상태 등을 살펴 식단에 반영한다. 

나머지 5명의 영양사들은 병동을 나눠 전체 입원환자들을 매일 밀라운딩한다. 영양사 당 매일 80명 이상을 만나는 셈이다.    

환자들이 식사를 잘 하는지, 맛은 어떤지, 개선할 게 있는지 의견을 듣고 식사를 잘하지 못하면 먹고 싶은 게 있는지 파악해 식단을 짜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영양사들은 담당 병동 입원환자들의 이름, 상병, 몸무게 변화, 선호하는 반찬 등을 다 꾀고 있다. 

가은병원 영양사가 밀라운딩하는 모습
가은병원 영양사가 권 씨 병실을 방문해 밀라운딩하는 모습

권 씨는 "이제 그만 오라고 해도 매일 와서 맛은 어떠냐,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묻는다"면서 "항암치료한 뒤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걸 보고 '뭐가 먹고 싶냐'고 묻길래 스프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밤에 만들어오더라. 영양사들이 엄청 힘들 것 같긴 한데 환자 입장에서는 고맙다"고 강조했다.
  
밀라운딩을 토대로 식단을 짜다보니 당뇨환자식, 고단백고칼로리식, 암식이, 위절제수술식, 신장질환식, 당뇨투석식 등 기본적으로 20가지가 넘는 환자식을 제공한다.  

이와 별도로 1주일에 한번 환자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조사해 수제 스테이크, 갈비탕, 탕수육 요리도 선보인다.

가은병원 식이치료팀 영양사들
가은병원 식이치료팀 영양사들

이은정 팀장은 "영양사들이 직접 환자들이 먹는 것을 보고, 잘 드시는지, 영양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해 맞춤형 식단을 짜기 때문에 식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환자들과 라포르가 생겨 퇴원한 뒤에도 뭘 먹으면 좋은지 전화로 물어보거나 외래 진료차 방문해 인사하고 가시는 분들도 많다"면서 "처음 입원했을 때는 먹지 못해 저체중이었던 환자들이 몸무게를 회복하는 걸 보면 보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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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2019-03-07 08:47:31
열정이 대단하네요...식이치료팀 좋네요

유준영 2019-03-07 09:30:38
가은병원 입원하고 퇴원하면 입원 중 골고루 먹었던 식단을 집에서도 가능할지가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