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도 국민을 위한 좋은 의료서비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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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도 국민을 위한 좋은 의료서비스 할 수 있다
  • 전남제일요양병원 지승규 병원장
  • 승인 2024.01.2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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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남제일요양병원 지승규 병원장

2023 대한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정기총회 및 동계학술대회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첫번째 세션으로 2023년 7월 개정된 암성통증관리지침 7판에 대한 강의와 마약성 진통제 관리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전남제일요양병원 지승규 병원장
전남제일요양병원
지승규 병원장

두번째 세션으로는 ‘국민 모두의 호스피스 완화의료’라는 제목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홍보활동의 어제와 오늘( 중앙호스피스센터 최진영), 언론에서 다뤄지는 호스피스 완화의료(MBC 이동희), 환자와 가족이 경험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호스피스완화의료 설명하기: 의료인문학 관점에서(경희대 철학과 이은영) 등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중앙호스피스센터 최진영 부센터장의 발표 중에는 50세 이상 연령층이 암 사망자의 94.81% 를 차지하고, 호스피스 이용률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2022년 연령별 암 사망자 수 호스피스 이용률 통계를 보면, 전체 암 사망자 수가 82,688명이며 70~79세 암 사망자 수는 23,865명(28.86%), 80세 이상 암 사망자 수는 27,158명(32.84%)에 달하는데 반해 호스피스 완화의룔 이용률은 19~79세가 23.9%, 80세 이상이 18.1%로 고령자로 갈수록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이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선생님도 중요한 발표를 해주셨는데 환자와 가족의 입장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경험과 개선책을 이야기했는데, 암 진단과 동시에 케어가 같이 들어가고, 치료와 돌봄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위 두 가지는 대한민국 요양병원에서 잘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해 내고 있는 영역입니다. 제도가 더 뒷받침 되어 요양병원에서 위 두 가지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면 국민의 건강 수준과 의료서비스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이 되었을 때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위 두 분의 강의 내용에 깊이 공감하고 신현영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유보영 질병정책과 과장이 토론자로 참석한 자리라 현재 요양병원의 호스피스 시범사업에 대해 꼭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현재 요양병원은 입원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진행중입니다. 2016년부터 1차, 2018년부터 2차 시범사업으로 전국 15개 요양병원에서 진행하다 여러 이유로 지금 7개만 남은 상태입니다.

정부는 요양병원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정규사업으로 전환하지 않은 채 제도를 겨우겨우 연명하며 죽이지도 살리지도 않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호스피스 직원들이 내년에도 우리가 시범사업을 이어나가고, 계속 근무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실정입니다. 

요양병원의 호스피스 정규사업 전환을 우려하는 측면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요양병원의 질이 떨어진다는 시각일 것이고, 또 하나는 무분별한 병상 증가를 걱정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이미 인증평가와 적정성평가 등등 여러 제도를 통해 의료 질을 높이고 있으며, 우려되는 바가 있다면 정책적으로 잘 관리해 나가면 될 것입니다. 병상 증가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많은 요양병원들이 시범사업을 포기하거나 종별 전환을 통해 호스피스를 계속 하는 결과를 보여 정규사업에 들어가더라도 병상이 크게 늘지 않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제도가 강화되어 6개월 간 호스피스 운영 실적이 있어야만 호스피스 기관으로 지정 받을 수 있는 것도 하나의 허들로 작용 할 것입니다. 요양병원 정액수가제로 6개월간 호스피스를 운영해 인정받는다면, 그 정도의 투자와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그 또한 호스피스 입장에서는 반갑게 맞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또한 이미 허들이 있습니다. 호스피스 입원을 위해서는 말기암 소견서와 영상CD가 있어야 하므로, 요양병원 자체적으로 환자를 입원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려된다면, 애초 요양병원 호스피스 시범사업 15개 기관과 거기에 맞는 병상 수까지는 확대 적용을 시켜 오늘 발표된 노인의 호스피스 이용 권리를 보장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요양병원의 인프라를 살려 전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호스피스, 국민 모두의 호스피스가 되도록 정책을 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하고 발표를 하였지만 한정된 시간과 좌장의 제지로 인해 짧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병원의 치료기능을 하고 있는 요양병원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다 하는 호스피스를 국가에서 똑같은 면허를 주고, 똑같은 호스피스완화의료교육을 받은 의사, 간호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은 안된다는 근거가 무엇인가요? 

생애말기돌봄에 대한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계획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와 별개로 시범사업을 겨우 연명하고 있는 요양병원 호스피스 시범사업은 이제 본 사업, 정규 사업으로 전환 되어야 합니다. 
 
우리 요양병원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좋은 제도를 만들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전남제일요양병원 지승규 병원장 약력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광주전남병원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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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tong1017 2024-01-26 12:09:07
동의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안된다고 포기하지마시고 계속 두드리면 언젠가는 열리리라 믿습니다

2024-01-25 22:58:08
지승규 부회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요양병원 호스피스는 시대적 소명입니다.
요양병원이 호스피스를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언제나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01-25 13:35:45
호스피스 에 대해 협회는 멀하고 있나
도대체가 무슨일들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요양병원형 호스피스 학회를 설립해서 독립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않됩니다
지승규 원장님이 7개 사업기관중 하나 인것 같은데
좀 앞장서서 총대를 맵시다

간호 2024-01-25 08:46:41
요양병원 패싱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원장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