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협회 '간병 설문'으로 제대로 된 간병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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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협회 '간병 설문'으로 제대로 된 간병 만들자 
  •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 승인 2024.02.1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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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전공의 때 82일간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읽었습니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 내용은 ‘문명은 도전(challenge)에 성공적으로 응전(response)해야 탄생과 성장할 수 있다’입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문명의 탄생과 성장에 중요한 요소는 다양하지만 저는 그 중에서 리더(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리더는 창의력이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문제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야 풀립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해야 창의력을 유지할지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요양병원도 창의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사회적 입원을 말하며 요양병원 병상 30%는 없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은 2023년 2월 상지대 송현종 교수에게 간병 연구용역을 맡겼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의뢰로 시작된 요양병원 간병 자료는 정부가 독점합니다. 로 데이터(raw data)를 어떻게 가공해서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통계라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2023년 설문조사에 참여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시 설문조사 항목은 요양병원에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윤환 부회장을 포함한 다수 분들에게 전화해서 의견을 들었고, 협회에서도 긴급회의를 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간병 항목에 대한 설문을 제외하거나 수정했습니다.  2023년 12월에 결과가 발표되는데, 결과는 비공개입니다. 연구용역 보고서에 현재 진행 중인 10개 병원 간병 모델도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정보를 가지면 힘이 생깁니다. 정보가 있어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 만든 자료는 언론에 인용되고, 국민은 그 결과만 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정보가 없습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에 간병 연구 용역을 맡겼습니다. 고려대학교와 요양병원 협회에서 수차례 회의를 했고, 실무를 담당하는 저는 고려대학교 연구팀과 줌 회의도 진행했습니다. 

요양병원 간병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다리를 만지는 사람은 통나무라 할 것이고, 꼬리를 만지는 사람은 채찍 같다고, 상아를 만지는 사람은 뾰족하다고 할 것입니다. 요양병원에 간병은 필수지만 복잡한 간병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와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이 진행하는 간병 연구용역은 설문 조사의 수월성으로 건강보험공단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요양병원 간병서비스 제도화 방안 연구’로 간병 현황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요양병원 간병 서비스 제도 도입 시 간병인, 환자, 병원 모두 더 나은 환경을 마련함에 활용됩니다. 10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병원마다 10명 이상의 간병인 이름과 핸드폰 번호를 취합해 보내주시면 됩니다. 요양병원 간병인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10~20분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소정의 사례비가 제공됩니다. 

알림 톡(카톡)을 통해 한국어와 중국어 설문을 발송합니다. 건강보험 공단의 설문지는 이메일과 A4 용지로 진행했고 참여율이 낮았습니다. 간병인도 쉽게 사용하는 알림 톡을 통한 설문은 더 많은 참여자를 확보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을 것입니다. 정부가 비공개로 하는 정보보다 요양병원협회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제대로 된 간병 제도를 만들 것입니다. 동시에 대국민 홍보와 대정부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설문조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병제도가 만들어지는 초기에 간병을 잘 아는 요양병원협회가 참여해야 합니다. 요양병원 현장을 모르는 분들이 간병 제도를 만들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기자와 통화를 했습니다. 2월 말까지 간병제도를 발표한다는데, 요양병원협회가 참여하는지 물어봅니다. 저는 들은바 없다고 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는 가마니가 되고, 요양병원 패싱은 지속될 것입니다. 

간병인을 섭외하고 설문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귀찮고 번거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한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간병을 바로 세워야 요양병원이 제대로 섭니다. 협회의 존재 이유는 회원의 권익을 보장하는데 있습니다. 현안대응 TF 23인을 포함한 집행부는 간병 데이터를 바탕으로 창의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이번 설문조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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