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수가 개선은 방광 잔뇨 측정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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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수가 개선은 방광 잔뇨 측정부터
  •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 승인 2024.03.2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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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전문위원

방문 진료를 하면 운전을 많이 합니다. 최근 2개월간 8,000km를 주행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운전 중 임선영 이사장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방광 잔뇨 측정을 아는지, 정액 수가에서 요로감염이 있는 환자의 경우 방광 잔뇨 측정(bladder scan; 배뇨 후 초음파로 방광에 남은 잔뇨를 측정) 검사 수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지만 저도 몰랐던 내용입니다. 임선영 이사장에게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방광 잔뇨 측정 수가는 6,970원(대학병원은 8,160원)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경주에서 열린 2024 항노화 연구회 & 요양연구회 심포지엄에서 저는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 강의를 했습니다. 유치 도뇨관(Foley cath. 소변줄)이 있는 환자분율을 설명하면서 유치 도뇨관이 필요한 환자가 있어도 적정성 평가 점수에 마이너스가 생기는 불합리를 지적했습니다. 적정성 점수 때문에 고령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배뇨 문제가 방치됩니다. 요양병원을 아는 교수님은 적정성 평가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요양병원을 옥죄는 것이라 했습니다. 

잔뇨가 많으면 요로감염이 잘 생깁니다. 심한 경우 방광 육주(bladder trabeculation)가 생깁니다. 요관이 확장되고 수신증도 생깁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감염이 있는 요 폐색은 패혈증까지 초래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일당 정액제의 요양병원에서 제대로 된 배뇨 관리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배뇨 후 넬라톤 카테터(Nelaton cath.)로 잔뇨를 측정하는 것이 좋지만, 초음파 방광 잔뇨 측정도 가능합니다. 

전남대학교 비뇨의학과 김선옥 교수는 요양병원 환자는 일당 정액제로 적절한 배뇨 관리가 어려운데, 초음파 방광 잔뇨 측정을 활용해 잔뇨를 측정하면 적절한 배뇨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 했습니다. 방광 잔뇨 측정 청구가 가능하면, 잔뇨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청결 간헐 도뇨(CIC), 유치 도뇨관(Foley cath.), 방광 조루술(cystostomy) 등 다양한 의료 처치를 할 수 있습니다. 방광 육주, 수신증, 요로감염, 패혈증 등을 예방할 수 있고, 요양병원의 의료기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협회 임선재 수석 부회장은 중증 환자 모니터링 시 input/output을 측정하거나, 회음부 피부 병변 및 욕창 관리 등 유치 도뇨관은 필요하다고 합니다. 가혁 학술 위원장은 요양병원에서 환자의 상당 비율은 노쇠, 뇌졸중, 골절, 말기 암 등으로 화장실에 못 가는 기능성 요실금(functional incontinence)이 많아 유치 도뇨관 적용의 기준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초음파 기계는 800만~900만 원 정도의 비용입니다. 

25인 TF에 활동 중인 윤순길 이사장은 대학병원 심사청구 2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요양병원 수가의 불합리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적정성 평가 지표도 이처럼 근거를 바탕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전문 과목 원장님께서도 적정성 평가를 포함한 수가 개선에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선영배 위원장은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우리가 뜻을 모으고 힘을 모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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