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은 풍전등화,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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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은 풍전등화,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 
  • 노동훈 홍보위원장
  • 승인 2023.07.2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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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발단은 의대 동기 때문입니다. 제 의대 동기는 스타크래프트 경북대회에서 우승을 한 친구입니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뭔가 해내는 집중력과 추진력이 대단한 친구입니다. 공중보건의를 마친 후 요양병원을 하겠다며 여러 병원을 견학하더니 요양병원 개원을 합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개원 초기 구경 가니 매일 당직이라 하는데 까치머리에 면도도 못한 까칠한 얼굴입니다. 그렇게 1, 2년이 지나니 제법 자리를 잡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친구가 다른 의사와 동업해 요양병원을 해보자고 합니다. 귀가 얇은 저는 해볼까 생각했습니다. 동업하면 끝이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에 2014년 의정부에 혼자 요양병원을 시작했습니다. 그 해 장성 요양병원에 화재가 났습니다. 인지장애 환자의 방화사건인데, 간병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병원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무릎 꿇은 의사가 보였습니다. 

같은 해 대한요양병원협회라는 곳에서 모임이 있으니 참석하란 연락이 왔습니다. 매그너스의료재단 손의섭 이사장을 만나 요양병원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가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고, 요양병원협회에서 시뮬레이션해보니 매달 수천 만 원의 적자가 발생해 요양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요양병원협회 홍보이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병원 내부 문제를 해결하느라 제대로 협회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매달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직원들에게 자랑했습니다. ‘내가 이 정도 되는 사람이야.’ 하면서. 하지만 이사회의 분위기는 언제나 무거웠습니다. 요양병원을 향한 차별정책과 싸웠습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반해 병원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이사장, 병원장에게 볼멘소리도 들었습니다. ‘도대체 요양병원협회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회비 내기도 아깝다’는 말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손덕현 병원장이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을 할 때였습니다. 대한비뇨의학과학회에서 암환자 건강관리 강의를 했고,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내용이 좋았던지 손덕현 회장이 홍보위원장을 맡으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었고, 언론의 조명을 받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홍보위원장의 책무는 따로 있었습니다. 언론에 비친 요양병원의 나쁜 소식을 줄이고, 좋은 소식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언제나 부족했음을 고백합니다.  

기평석 병원장이 협회 회장을 할 때는 고뇌에 찬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요양병원협회 회장 자리는 무거운 자리입니다. 기평석 회장은 코로나 2년을 고군분투 하셨지만 오프라인 모임은 어려웠습니다. 새로 취임한 남충희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현장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경영자가 어렵다고 한지는 오래 되었지만, 최근에는 직원들도 요양병원이 어려운 것을 압니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됩니다.

남충희 회장은 협회장 취임 후 삭발은 물론 대규모 집회 혹은 공청회를 기획했습니다. 실행하는 과정에서 저의 게으름으로 늦어지긴 했지만, 8월 10일 오후 2시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노인의료, 돌봄 시스템의 기능정립을 통한 국가 위기 극복, 간병 빈곤 국가 대한민국, 가족의 존폐를 논하다'는 제목으로 국민 대토론회가 있습니다. 이번이 기회입니다. 최근 언론에서 간병 문제를 다룬 것은 간병이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여건에 병원 경영으로 고군분투하시는 줄 잘 압니다. 하지만 요양병원이 바로서야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가 튼튼해집니다. 무더위가 예상되고, 먼 길 오셔야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협회가 뭉치지 못하고 한 목소리를 못 낸다면,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는 망가집니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아무것도 몰랐던 저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니 무엇을 해야 할지 보입니다. 남들이 대신 하겠지 생각하고 망설이면 안 됩니다. 

참석하셔서 하나 된 우리의 소리를 내야 합니다. 수년 간 지속된 요양병원 죽이기 정책으로 대한민국 요양병원은 풍전등화의 위기입니다. 경영자 뿐 아니라 직원들도 잘못된 정책으로 요양병원이 무너진다는 것을 압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토론회입니다. 최소 500명, 많게는 1,000명이 넘는 요양병원 종사자가 보여야 합니다. 모두 모입시다. 8월 10일. 우리의 힘을 보여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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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갑 2023-07-24 12:35:14
응원합니다 !! 꼭 참석하겠습니다

양양 2023-07-20 14:16:32
다들 시간 비우고 병원당 1명 2명씩이라도 참석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