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료 독립전쟁, 이대로 가면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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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료 독립전쟁, 이대로 가면 다 죽어
  • 노동훈 홍보위원장
  • 승인 2023.07.1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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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2014년 요양병원을 개원했다. 같은 해 장성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났고, 시사기획 ‘창’에서 요양병원 화재가 방송되었다. 아내가 KBS 기자여서 시사기획 ‘창’에 출연했고, 그 일을 계기로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이사가 됐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10년을 협회에서 활동했다. 언제나 위기였고 어려웠다. 최저임금을 포함한 비용은 자본주의 체제인데 일당정액제로 묶인 사회주의 수가로 경영이 어려웠다. 해결책을 찾으려 고민했다.

요양병원을 더 잘 운영하고 싶은 욕심에 '불광불급'을 쓴 대한요양병원협회 이윤환 현 부회장에게 요청해 경도요양병원, 복주요양병원을 방문했다. 요양병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이사장을 믿고 열심히 하는 직원들을 봤다. 요양병원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견학 말미에 물가 대비 수가 인상률이 낮아 수익을 높일 방법을 고민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요양병원협회 이사회에서도 이런 말을 거의 매번 들었다. 발목에 쇳덩이가 묶인 채 물이 차올라 견디기 어렵다.  

나는 2016년부터 상가의 음악학원과 분쟁이 있었다. 하루 99건의 민원이 접수된 적도 있었고, SBS 뉴스에도 보도 됐다. 30명 가까운 학원 원장들의 린치와 보건소의 핍박도 상당했다. 직원들 문제도 있었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타격을 받았다. 보호자들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다보니 간병비가 부담스러워 요양병원을 피한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2023년 1월 폐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를 생각해 협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언론도 한 몫 했다. 언론은 경쟁적으로 요양병원 문제를 보도한다. 하지만 언론에 비친 요양병원 문제의 90%는 간병이다. 우리 사회는 간병에 대한 정의, 책임, 권리도 없는데, 요양병원만 두드려 맞았다. 아버지 항문의 기저귀 사건도 그렇다. 협회 홍보위원장으로 대응했지만 역부족을 느꼈다. 

2022년 당시 협회 남충희 부회장은 회장 취임을 앞두고 다수의 이사들과 현안을 논의했다. 남충희 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낮은 수가에 높은 비용으로 경영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간병, 수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대정부 투쟁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일당정액제로는 병원을 운영할 수 없고, 간병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요양병원이 많다. '이대로 가면 우린 다 죽어.'라는 말처럼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회장 취임 직후인 춘계학술대회에서 대정부 투쟁 혹은 국민 토론회를 열기엔 촉박했다. 매달 열리는 협회 이사회에서 요양병원 생존 방안을 논의했고, 찾아가는 정책 설명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협회에서 뭔가 방법을 찾아달라는 절박한 요구가 많았다. 남충희 회장은 신동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 '초고령 사회, 노인의료의 미래. 붕괴 직전의 노인의료, 대안을 찾다'는 주제로 국민 대토론회를 성사시켰다.  

요양병원 패싱(passing)이란 말이 있다. 최근 언론의 요양병원 때리기는 도를 지나쳤다. 언론에서 요양병원을 때린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과거 요양원이 국가에서 받은 돈으로 룸살롱, 해외 여행, 명품 소비를 한다는 보도가 잇따른 후 장기요양은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이번은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가 무너진다. 우리가 뭉치지 못하고 세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기회는 없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우리의 단결과 결속이 정책을 바꿀 것이며, 우리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다. 생각해보자. 어떻게 만든 요양병원 인프라인데,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 요양병원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가 무너진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요양병원의 생존과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의 미래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고령자 의료를 논의할 국민대토론회 시간과 장소는 8월 10일 오후 2시 국회 도서관 대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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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병 2023-07-10 13:51:37
한편으로는 완전 무너져봐야 국민들과 언론, 관료들이 정신을 차리려나 하는 생각도 든다.

투쟁투쟁 2023-07-10 13:50:44
8월 10일 입니다
고통받는 요양인들이여 국회로 모입시다
의무 인증 평가로 고통받는 이들이여
저수가로 고통받는 이들이여
적정성 평가로 고통받느 이들이여
다함께 그날 모여서 목소리 높여 통곡합시다

ssutong1017 2023-07-10 12:04:15
항상 홍보위원장글을 정독하고있습니다 !! 백번맞는 말씀이고 단결로 생존을지켜냅시다. 어려움을 표출해내지 않으면 이렇게 힘들게 지켜나가고 있는지 아무도 아무도 알아주질않습니다 ..행동으로보여줘야합니다 더이상미루면 때는 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