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생존 갈림길에 선 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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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생존 갈림길에 선 요양병원
  •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 승인 2023.08.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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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3년 전 자전거로 국토 종주를 하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 생가를 방문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 이병철 회장은 고향에 반도체 공장을 만들려 했지만 지역 유지의 반대로 수원에 만들었습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청정 지역에 공장을 만들면 환경이 오염된다는 이유였습니다. 만약 경남에 공장을 만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부산 경남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산업도시가 생겼을 것입니다. 현재는 인구 소멸 지역입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유래를 아실 겁니다.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입니다. 이들은 과거 양반들의 도시였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경부선, 호남선 등 철도를 놓으려 하니 반대가 심했습니다. 전주와 나주, 상주와 경주를 피해 철도역이 들어섰고, 대전 같이 철도 요충지에 대도시가 생겼습니다. 철도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은 국가가 기획하는 사업입니다. 민간은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부산 영도는 일제 강점기 시절에 최초로 근대식 조선소가 생긴 곳입니다. 조선소를 중심으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조선 산업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노인과 곧 문 닫을 예정인 상인만 남았습니다. 조선산업이 떠나고, 젊은 사람들이 살 여건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2023년 현재 영도는 빈집이 1000여 채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인구와 산업 구조는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줍니다. 

최근의 사례는 코로나입니다. 코로나로 모임이 줄어들고 음식 배달 문화가 생겼습니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회사가 생겼고, 높은 수입으로 배달 라이더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사가 떠납니다. 치솟은 배달비에 배달주문이 줄자 방문 포장 할인 제도로 포장 손님을 유치합니다. 배달 앱 3사 활성 이용자 수가 1년 사이 600만 명 감소했고, 배달기사 수입이 감소해 배달 기사가 떠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영원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선구자의 혜안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두 번째는 기존의 기득권에 묶여서, 세 번째는 산업과 인구 구조가 변해서, 마지막은 사람의 생각, 인식이 바뀐 사례입니다. 스펜서 존슨이 쓴 '누가 내 치즈를 옮겼나'에 치즈가 영원할 것이라 믿은 생쥐는 나중에 힘들어졌습니다. 대한민국 고령화와 요양병원 사례를 ‘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2000년 초반 고령화 문제가 심각했을 때 부모님을 모실 곳이 없어 요양병원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제가 의과대학을 다닐 때였는데, 당시 간병비는 200만~300만 원 이상이라 들었습니다. 2008년 7월 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되고 요양원, 공동생활 가정, 주야간 보호센터, 방문 요양, 방문 목욕, 방문 간호 등 다수 서비스가 생겼습니다. 정부의 고령자 정책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과거에만 머무른다면 낙오하고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안)이 수립, 발표 되었습니다. 장기요양 1, 2등급 수급자 월 한도액 인상(요양시설 입소자 수준), 공동 생활가정에서도 집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한국형 유니트 케어 개발, 집에서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 의료 센터 및 방문 간호 확대 등. 정부의 고령자 정책이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매의 눈으로 살펴보고, 여우의 지혜로 대비책을 세우며 호랑이의 용기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남서울대 이주열 교수는 “요양병원협회는 개별 병원이 못하는 일을 대신하는 곳”이라 했습니다. 협회가 힘을 갖고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2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회원 관심 증가와 회원 숫자 증가, 둘째는 인재와 자금입니다. 위 두 가지가 없으면 협회는 아무것도 못 합니다. 어려운 시국입니다. 요양병원협회가 전체 요양병원을 대변해서 대정부 협상과 함께 로드맵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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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돌이 2023-08-28 10:01:27
보호자들은 비용부담으로 인해 질적인 면보다는 비용 부담을 먼저 고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물론 이에 대해서 여러가지 정책으로 보완점이 있기도 하지만 , 서민들은 정말 가장 저렴한 곳으로 부모를 모실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질이 떨어진다고 요양병원을 없애버리면 서민들은 어떻게 비용을 감당하나?

ssutong1017 2023-08-21 11:36:45
변화를 읽지못하면 퇴보하고맙니다 ,,뭉쳐서 대안을제시하고 빛을찾아 나서야합니다 우리협회에는 유능한 분들 아주많습니다 나서주세요!! 목소리를 내어주세요!! 여러분의 한마디가 어려운지금 힘이되고 빛이됩니다 !! 하고자하는 긍정의힘은 대단한 현실로 나타날것입니다 . 이번주도 수고하시구요.화이팅!!

간호 2023-08-21 09:47:41
요양원을 요양병원처럼 운영하고, 요양병원을 없애려고 하는 것 같다. 우리도 장기요양기관들처럼 뭉쳐야 한다. 이러다 정말 다 망한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