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저수가 체계가 고착되면서 노인 생활시설인 노인요양시설보다 수가가 더 낮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2023년 제4차 장기요양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장기요양보험 수가를 평균 2.9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유형별로는 노인요양시설이 3.04%, 방문요양이 2.72%, 공동생활가정이 3.24% 등이다.

이에 따라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장기요양 1등급 수가는 올해 8만 1,750원에서 2024년 8만 4,240원으로, 2등급은 7만 5,840원에서 7만 8,150원으로, 3~5등급은 7만 1,620원에서 7만 3,800원으로 인상된다.  

그렇다면 요양시설과 일부 환자군이 겹치는 요양병원은 내년 수가가 얼마나 인상 될까?

내년 요양병원 수가가 1.9% 인상되면서 중증도가 가장 높은 의료최고도 환자의 일당정액수가는 약제 및 치료재료 금액(1만 3,000원)을 합쳐 6만 9,040원이다. 혼수, 인공호흡기 상시 필요 환자 등이 의료최고도로 분류되지만 요양시설 1등급 수가보다도 1만 5,200원, 요양시설 3~5등급 수가보다 4,760원 낮다. 

의료고도(심한 사지마비, 심한 욕창, 심한 화상)에 대한 기본 수가는 5만 9,500원으로, 요양시설 1등급과는 무려 2만 4,740원 차이 난다. 

요양시설 1등급보다 더 높은 수가는 의사등급, 간호등급 모두 1등급을 충족한 의료최고도 수가(8만 5,050원)가 유일하다. 환자 대 의사 비율 35 대 1 이하이면서 전문의 비율 50% 이상, 환자 대 간호인력 비율 4.5 대 1 미만을 충족해야 그나마 요양시설 1등급보다 810원 더 높은 가산 수가를 받을 수 있다.  

의사등급, 간호등급이 모두 1등급이더라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의료경도, 선택입원군 수가는 요양시설 2등급 수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다.

노인요양시설 1등급 수가는 2021년 7만 1,900원에서 2024년 8만 4,240원으로 3년 새 1만 2,340원 올랐다. 그런데 같은 기간 요양병원 의료최고도 수가는 6만 6,350원에서 6만 9,040만원으로 2,690원 인상된 것이 전부다.  

이에 대해 대한요양병원협회 김기주 부회장은 6일 "2008년 요양병원 일당정액수가를 시행할 때부터 턱없이 낮게 수가를 설계한데다 매년 수가 인상률이 2%에도 미치지 않다보니 입원환자 40명 당 최소 1명 이상의 의사, 입원환자 6명당 최소 1명 이상의 간호사가 상주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이 전무한 요양시설보다 낮은 수가를 감내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대로 가면 2025년에는 의사등급, 간호등급 1등급 요양병원의 의료최고도 수가마저 요양시설에 역전될 것"이라며  "일당정액수가를 개편하고, 의료의 질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