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욕창 치료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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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욕창 치료 어떻게 할 것인가
  • 서정복 대정요양병원 부원장
  • 승인 2023.11.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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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정복 한의사(대정요양병원 부원장)

고령화가 갈수록 진행됨에 따라서 65세 이상 노인 환자도 같이 늘어나면서 절대적인 욕창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욕창 환자의 치료와 케어에 대한 요구도도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특히,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3기, 4기 중증 욕창과 치료가 어려운 여러 부위 욕창 환자도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정요양병원 욕창연구회 구성
대정요양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욕창연구회를 만들어 욕창환자에 대한 치료를 꾸준히 연구하면서 다양한 치료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치료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치료기간을 줄이는 ‘초단기’ 욕창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욕창 치료를 위해서는 의사, 한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사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이들 모두가 치료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 중 의사, 한의사는 매주 욕창 라운딩을 돌면서 욕창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더 빠른 욕창치료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대정요양병원의 치료 시스템
대정요양병원에서는 간호사, 간호조무사들과 매주 미팅을 통해 욕창 치료 및 예방 관련 교육을 하고, Dressing 개선 방법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또, 간호팀장, 수간호사, 간병실장을 중심으로 중증 욕창 및 여러 부위 욕창 환자의 체위방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초단기 욕창치료 평가를 위해 올해부터는 QPS실에서 욕창치료율을 매월 측정하고 있다. 

욕창치료율을 측정할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이 있지만 여러 방면으로 검토한 결과 Push Score가 제일 낫겠다고 판단해 올해부터는 Push Score로 욕창치료율을 매달 측정해 Data화 시키고 있다. 

초단기 욕창 치료 시스템의 특징
‘초단기’ 욕창 치료를 하기 위한 핵심은 어떻게 하면 염증기 기간을 최대한 빠르게 줄일 것인가, 그리고 재생기 욕창의 경우 육아조직과 표피의 재생을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게 만들 것인가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염증기 욕창
염증기 욕창에서 염증이 심할 경우 항생제 치료와 더불어 포타딘 Dressing, 가피 및 괴사 조직의 빠른 Debriment, 침, 뜸, 부항 치료를 통해 염증기의 기간을 최대한 빠르게 줄 일 수 있다.

재생기 욕창
일반적으로 재생기는 전체 욕창 치료 기간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육아조직과 표피의 빠른 재생방법이 초단기 욕창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육아조직의 재생은 습윤한 환경을 잘 조성해 줄 때 재생 속도가 확실히 빨라진다는 것을 임상경험 및 여러 사례 논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정요양병원에서는 OPWT(개방식 습윤 요법)을 기본 Dressing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자체 제작한 랩을 통해 욕창 환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만드는 동시에 삼출물들이 충분히 흡수되어서 염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약 재생기에 있던 욕창에서 염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랩을 쓰지 않고, 삼출물이 더 잘 흡수될 수 있도록 거즈를 사용하고 있다.

육아조직 재생을 촉진시키기 위해 대정요양병원에서 자체 개발한 재생고를 Dressing 과정에서 사용해 육아조직에 충분히 도포해주고 있으며, 지속적인 임상 경험을 통해 재생고의 사용 유무에 따라 피부 재생력에서 확연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참고로 재생고는 동의보감에 나오는 자운고를 베이스로 삼고, 추가적인 약재를 넣어가면서 2년여 기간 동안 제작해서 대정요양병원에서 자체 개발한 연고이다. 또한 매일 지속적인 침, 뜸, 부항 치료를 통해 욕창 환부 및 경락에 자극을 줌으로써 육아조직의 재생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표피의 재생 역시 침, 뜸, 부항 치료와 재생고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환자에 따라서는 EGF 연고를 사용해 재생을 촉진시키고 있다. 

대정요양병원 서정복 부원장이 욕창 치료를 하는 모습
대정요양병원 서정복 부원장이 욕창 치료를 하는 모습

가장 중요한 것은 체위 변경
욕창 예방과 치료의 끝은 체위 변경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욕창을 예방하기 위한 체위 변경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중증 욕창 환자와 여러 부위 욕창 환자의 체위 변경은 한 차원 높은 기술이 필요한 전문적인 영역이다. 특히 여러 부위 욕창이 있는 환자의 체위 변경은 아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며 잠깐이라도 압력 분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바로 욕창이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여러 부위 욕창 환자의 경우에는 어떻게 환부가 눌리지 않게 체위 변경을 잘 할 것인가가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지금까지 치료를 하면서 가장 치료가 어려운 경우는 체위 유지가 되지 않는 환자였다. 체위 변경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도 인지가 충분히 되지 않거나 환자가 통증을 느껴서 체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런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환자의 의식 저하로 인해 ADL이 떨어졌을 때 오히려 욕창은 빠르게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체위 변경이 욕창치료의 기본이며 시작임을 확인할 수 있다. 

회복력을 높이는 영양 공급
그리고 당연히 중요한 포인트는 영양과 관련된 부분이다. 욕창 환자들 중 상당수가 콧줄 식사를 하고 있지만 간혹 경관식이 아닌 일반식을 드실 수 있는 환자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더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임상 경험상 정확히 영양 공급의 방식과 종류가 치료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영양 공급의 연관성은 확실히 있다고 보이기에 ‘초단기’ 욕창 치료를 위해서 어떤 영양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 역시 지속적
으로 필요하며, 대정요양병원에서도 현재 연구 중에 있다. 

욕창 치료의 정체기,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3, 4기 욕창은 빠르면 3개월 안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부위별 깊이와 형태에 따라 치료기간이 1년이 넘어가는 사례도 있다. 그리고 육아조직과 표피의 재생이 잘 되다가도 어느 순간 정체기가 와서 전혀 반응이 없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그런 경우 ‘어떻게 정체기를 빠르게 벗어나게 
할 것인가’가 우선으로 해결할 문제이기에 다양한 연고, 음압치료기 적용, 침, 뜸, 부항 치료로 다른 자극을 줌으로써 정체기를 빠르게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 부분은 대정요양병원도 지속적인 연구와 시도를 하고 있는 지점이며 다른 병원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더 좋은 방법을 같이 찾아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요양병원 운영과 관련해 여러 어려운 요소들이 많다. 요양병원을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과 그에 따른 정책과 사회에서의 인식 역시도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요양병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각각의 병원마다 노인 질환의 치료와 케어에서 특별함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단기 욕창 치료가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그 외 다른 질환에 대한 접근 역시도 이루어졌을 때 요양병원의 필요성을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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