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달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해 대학병원 입원 및 수술이 50%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요양병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학병원 수술이 급감하면서 퇴원 후 요양병원으로 입원하던 환자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A 요양병원은 인근 대학병원 퇴원 후 입원하던 환자들이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계속 감소하면서 재원율이 10% 가량 떨어져 초비상이다.
A 요양병원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전공의 집단 이탈이 가시화하면서 대학병원에서 유입되던 환자들이 40명 정도 줄어 피해가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병원에서 수술이나 입원치료가 끝난 환자들이 신규 입원해야 하는데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이후 신환이 대폭 감소했다”면서 “이런 사정은 다른 요양병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대학병원들이 수술 감소로 빈 병상이 늘어나니까 퇴원마저 늦추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역시 요양병원 입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의 B 요양병원 역시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대학병원 퇴원 후 입원하던 환자들이 20여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B 요양병원 측은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요양병원에 영향을 미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에 가세하고, 사태가 장기화하면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병원들이 수술을 줄이면서 종합병원이나 전문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요양병원으로 입원하는 환자들이 일부 늘긴 했지만 입원 감소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어서 2차 피해가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