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없는 의무인증에 요양병원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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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없는 의무인증에 요양병원 분노 폭발
  • 안창욱 기자
  • 승인 2019.11.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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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기준 공청회에서 '200병상 미만' 차별 성토
복지부 불참하자 "현장 목소리 안듣는다" 비판

3주기 요양병원 인증기준 개정 2차 공청회에서 요양병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정부가 요양병원 의무 인증에 따른 인센티브 약속은 지키지 않고, 규제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하 인증원)은 27일 '3주기 요양병원 인증기준 개정 2차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 자체가 논란 대상이었다.

공청회는 당초 지난 17일이었다. 하지만 인증원이 행사를 이틀 앞두고 일정을 공지하자 요양병원을 무시한 '갑질 공청회'라는 비난이 쇄도했고, 말이 '2차 공청회'이지 공청회를 다시 열 수밖에 없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공청회 인사말을 토해 작심한 듯 정부와 인증원을 몰아붙였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이 인사말 하는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이 인사말 하는 모습

손 회장은 "인증기준에 문제가 있고, 인증준비를 위해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묵묵히 준비해 왔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손 회장은 "200병상 미만의 작은 요양병원은 인적 자원, 물적 자원 부족으로 인증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요양병원은 의무인증이 엄청난 부담일 뿐만 아니라 인증제도의 기본취지에 따라 자율인증을 요청했지만 아직 요원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3주기 인증지표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2주기보다 조사항목이 25개나 늘었고, 의료기관 내 폭력예방 및 관리기준 신설, 병문안 관리시설 및 보안관리체계 강화, 화재안전 조사 강화, 감염관리체계 기준 강화 등으로 요양병원의 부담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여러 차례 개선을 요청했고, 혁신TF에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지만 인증기준에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면서 "아직 요양병원에 대한 편견이 남아 있어 의료현장에서는 상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급성기병원과 달리 의료 질 향상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의사인력 가산을 줄이고, 질 향상에 대한 인센티브로 대체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며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요양병원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부터 요양병원 전문의 확보수준에 따른 입원료 가산을 전문의 인력 50% 이상일 때 13%(현재 20%), 50% 미만일 때 5%(현재 10%)로 줄이고, 재정 절감분을 적정성 평가 우수 기관에 지원할 방침이다.

손덕현 회장이 밑돌을 빼서 윗돌을 고이는 식의 정책에 쓴소리 한 것으로 보인다. 

"200병상 미만 요양병원은 환자안전관리 안해도 되나"

패널토론에서도 의무인증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요양병원협회 홍승묵 정책이사는 "200병상 이상 요양병원만 환자안전관리를 하면 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인증평가 항목에 환자안전관리를 포함시켜놓고 정작 200병상 이상 요양병원에 대해서만 환자안전관리료를 지급하는 차별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노인간호사회 채화정 부회장은 "조사위원은 평가잣대가 동일해야 하는데 제각각"이라며 "조사위원 보수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모 요양병원 원장은 질의응답 시간에 "1주기 인증 때 간호사 6명, 2주기 때 3명이 그만뒀다"며 "인증을 준비하느라 6개월간 환자를 돌보지 못하는데 이런 인증을 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양병원협회 이재숙 서울회장은 200병상 미만 요양병원 차별, 인증평가 항목의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이재숙 서울회장은 "200병상 미만 요양병원은 환자안전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요양병원은 감염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느냐"고 따졌다.

200병상 미만 요양병원에는 환자안전관리료를 지급하지 않고, 급성기병원에 한해 감염관리료를 지급하면서 요양병원 인증평가에 환자안전, 감염관리 항목을 포함시켜 '보상 없는 규제'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요양병원협회 조길우 부회장은 "요양병원들이 의무인증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당근을 제시한 쪽은 복지부"라면서 "3기 의무인증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증을 거듭할수록 규제만 늘 뿐 필요한 보상이 없고, 요양병원 수가가 가정간호사 방문수가보다 낮다보니 성실하게 진료하고 많은 비용을 투자한 요양병원부터 무너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요양병원 인증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도마에 올랐다.

모 요양병원 원장은 "요양병원들이 아무리 인증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해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할 복지부 관료들은 귀를 닫고 공청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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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2019-11-28 11:05:45
인증=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