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왜곡보도 사과" 요양병원의사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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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왜곡보도 사과" 요양병원의사 청원
  • 안창욱 기자
  • 승인 2020.10.20 07: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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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 씨,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항의 글 게시
"'화학적 구속' 프레임 편향되고, 무서운 논리"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 바로가기(요양병원 항정신성약물 남용 보도에 대한 사과 요구)

KBS가 최근 요양병원들이 환자들을 화학적 구속하기 위해 항정신성약물을 남용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이어가자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KBS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청자청원에 나섰다.

자신을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라고 밝힌 김모 씨는 19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요양병원이 항정신성약물을 남용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사과요구 청원을 제기했다. 

KBS는 시청자권익센터에 올라온 시청자청원이 한 달간 1천명 이상으로부터 동의를 얻으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천명 이상의 시청자 동의를 받아 KBS의 요양병원 '화학적 구속' 방송에 대해 보도 책임자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겠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지난 9월 KBS '시사기획 창' 방송과 관련 "단순히 항정신성약물 투여 여부나 약의 처방건수가 증가했다고 해서 이를 '화학적 구속'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매우 편향되고, 무서운 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당시에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KBS가 그 뒤에도 지속적으로 요양병원의 '화학적 구속'을 거론하고, 심지어 '치료 대신 장사 했나'는 식의 자극적인 왜곡보도를 이어가 청원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KBS '시사기획창'이 보도한 '요양병원 감시받지 못한 약물' 편은 미국 FDA에서 정신질환이 없는 노인에게 처방하면 위험한 약물로 지정한 19가지 항정신병제를 우리나라 요양병원들이 환자들을 화학적 구속하기 위해 남용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우리나라 1400여개 요양병원이 위에서 언급한 19개 항정신성약물을 65세 이상 노인환자 6만 6천여 명에게 한 달 평균 233만 개를 투약했다는 것이다. 

이 중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가 투여한 것은 3.7%에 불과하고, 치매 환자에게 89%, 심지어 일반 노인환자에게 7.3%나 처방했으며, 코로나가 확산된 3월, 4월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12월보다 평균 처방량이 7.5%나 늘었다는 게 방송의 요지다. 

김 씨는 우선 환자가 영양제 주사를 맞고 잠이 들자 마치 해당 요양병원이 항정약으로 화학적 구속을 한 것처럼 묘사한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KBS 기자 스스로 방송에서 '당시 주사에 무엇이 들었는지 취재진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음에도 요양병원이 화학적 구속을 한 것처럼 단정적으로 방송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환자에 대한 의사의 의학적 소견을 무시하고, 비의료인인 간병인들의 몇 마디 언급을 근거로 화학적 구속이라고 결론내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KBS가 언급한 19가지 항정신성약물을 요양병원에서 처방하면 큰 문제가 생기는 거냐고 반문했다.  

김 씨는 "의사는 환자에게 약을 투여할 때 나이와 기저질환, 임상양상, 그리고 검사소견 등을 종합해 어떤 약이 환자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고, 또 어떤 약을 사용하면 안 되는지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치매학회, 미국 의학회 등이 제시한 의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보건복지부도 치매환자의 행동심리증상을 조절하는데 항정약 투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관련 고시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그는 "COVID-19로 장기간 외출이나 가족과의 면회가 불가능해진 환자들이 우울감, 불안, 초조, 스트레스, 불면 등의 '코로나블루' 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항정신성약물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KBS는 이런 식으로 방송한 것을 요양병원 종사자,시청자에게 정중히 사죄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김 씨가 올린 시청자청원의 글에 20일 오전 7시 현재 755명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나 KBS 공식 답변 요건인 1천명을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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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0 20:36:33
똑같은약을 써도 요양이면 죽는다하죠?ㅋㅋ
국영방송에서 이딴방송을 하다니
부디 그대들의 부모는 요양병원에 모시지말고
집에서만 케어하시길

제발좀 2020-10-20 10:23:04
요양병원을 죽이기 보다 순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공정한 보도 부탁합니다.

수신거부 2020-10-20 07:25:26
청원 동의합니다. 반드시 KBS의 사과를 받아내 요양병원 종사자들의 짖밟힌 자존심을 회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