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 관리감독 사각지대인 것처럼 보도
[초점] 요양병원 덩치는 커졌지만 관리는 부실하다?
JTBC 뉴스룸가 13일 보도한 ‘고령화 따라 요양병원 덩치 커졌지만…내부 관리는 '약골'’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팩트 체크가 된 것일까?
JTBC는 이날 2011년 이후 5년 사이에 요양병원이 연평균 7.6% 증가했고, 특히 300병상 이상 대형 병원이 급속히 늘었다고 보도했다.
또 JTBC는 인구 1000명 당 요양병원의 병상 수가 4.9개로, OECD 평균의 7배나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 덩치가 커졌지만 관리는 부실하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JTBC는 “전체 요양병원 10곳 중 3곳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은 화재 사각지대”라고 비판했다.
JTBC는 인력 상황도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일반 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이 환자 2.5명을 보는데, 요양병원에서는 6명을 맡아야 하며, 이 때문에 요양병원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월등히 높은 이유로 꼽힌다고 환기시켰다.
요양병원의 연평균 증가율이 급성기병원에 비해 가파른 것은 사실이다.
1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병원은 2011년 988개에서 2016년 1428개로 연평균 7.6% 증가했고, 이 기간 300병상 이상 요양병원은 31개에서 122개로 3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종합병원(1.6%), 병원(1.9%), 의원(1.7%)보다 크게 높지만 이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00년 7%에서 지난해 14%로 수직 상승했고, 이는 요양병원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JTBC는 우리나라 요양병원 병상수가 OECD 평균보다 높다고 강조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인구 1000명당 적정 병상수가 몇 개인지 연구한 적도 없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병상이 많다거나 적다거나 하는 것 자체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지난 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미혁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까지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전국의 요양병원 1358개 중 816개소가 이미 설치했고, 532개(39.9%)는 아직 설치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상당수 요양병원이 화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JTBC의 보도는 수긍이 가기도 한다.
다만 이미 개원한 의료기관들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억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의료수가가 낮은 상황에서 규제만 늘릴 뿐 재정적 지원에 인색한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병원의 책임만 부각한 대목은 아쉽다.
특히 JTBC가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급성기병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처럼 몰아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료법 시행규칙상 간호사 기준은 급성기병원이 입원환자 2.5명 당 1명, 요양병원이 입원환자 6명당 1명이다.
정부가 요양병원의 간호사 인력기준을 급성기병원에 비해 완화한 것은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것임에도 JTBC는 무턱대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질 요양병원을 퇴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대부분의 요양병원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인 것처럼 싸잡아 보도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