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와 요양병원 제도개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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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와 요양병원 제도개선 과제
  • 손누리 연구원
  • 승인 2021.10.25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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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손의료경영연구소 손누리 연구원

들어가며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최초 보고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이탈리아, 이란, 한국 등을 시작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결국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20년 3월 11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였다. 팬데믹 선언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이후 5번째 선포였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손누리 연구원
이손의료경영연구소
손누리 연구원

코로나19는 2015년 우리나라에서 큰 유행을 일으켰다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며, 강력한 방역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함에도 불구하고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기침체와 불균형 심화 현상이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게 되며,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위드(with) 코로나’라는 새로운 방역체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논의가 진행 중이며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를 구성하여 11월부터 단계적 시행을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위드코로나는 지난해 여름 처음 언론에 등장하였다. 코로나사태 초기에 언급되었던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가 나타내는 의미처럼 단기간 노력하면 종식되리라 생각했던 사태가 지속되며, 델타형 변이 확산으로 인해 확진자수가 급격하게 늘자, 지속가능한 방역체계로의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위드코로나는 확진자 수가 아닌 중증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해외에서 'living with covid-19' 으로 표현하던 것에서 유래되어 한국에서는 이를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나타내는 단어로 정착되었다.

해외 사례
해외에서는 이미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싱가포르, 덴마크, 독일, 프랑스를 포함한 국가들은 대부분 높은 백신 접종률을 앞세워 대부분의 봉쇄, 폐쇄 등의 방역조치를 해제하였다[표 1]. 하지만 개별 국가마다 나타난 결과는 매우 달랐다.

영국의 경우, 백신 접종률 70%대에도 불구하고 하루 확진자가 3만 명, 사망자가 100명 이상씩 나오고 있으며, 또 감염자 수가 하루 수만 명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위드코로나로 전향한 싱가포르는 델타변이 확산으로 인해 확진자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다시 방역 조치를 강화하였다. 덴마크의 경우, 지난 겨울 하루 확진자 수가 4천명에 이르는 대규모 유행을 거치기도 하였지만, 지난 9월 말 현재 하루 300~4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독일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을 본격화하면서 봉쇄를 해제하고,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점진적인 방역완화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관람인원 규제완화, 백신패스 도입 등 일상회복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확진자수는 5천명 안팎, 사망자는 50명 이하로 영국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추진방향
여러 국가들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우리 정부는 일시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지 않고 기존 방역 체계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나가겠다는 의미로 현재 위드코로나 방역체계로의 전환을 검토 중에 있다. 전환 시기는 성인 80%, 고령자 90%가 백신접종을 마치는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방접종률을 높여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증률과 사망률을 감소시키게 되면, 확진자수를 감당할 수 있게 되어 중증환자 치료 중심으로 전환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10월에 단계적 일상회복 토론회 및 공청회를 개최하였고, 경제·민생 분야, 교육·문화 분야, 자치·안전 분야, 방역·의료 분야에 중점을 둔 코로나19 일상회복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현재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독일, 덴마크, 프랑스처럼 백신패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인해 자칫 또다른 대유행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사례를 참고해 보다 더 효과적인 일상생활 회복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인 위드코로나를 위해
위드코로나로 전환 시 코로나19 신규 대유행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역학·자기조직 연구소의 바이올라 프리스만 박사팀은 코로나19 역학 및 예방접종 데이터에 수학적 모델링을 적용해서 해외 방역완화조치 결과를 살펴보았다.

연구팀은 백신접종 80%만으로 방역조치를 완화하기에는 부족하며, 방역 조치 해제 속도를 백신접종 속도보다 느리게 할 경우에만 코로나19 신규 대유행을 회피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리 정부가 선언한 위드코로나 진입전제조건이 백신 접종률 80%임을 고려하면, 무작정 방역체계를 대폭 완화하였다가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만 높이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까지 세계 어느 나라도 방역 체계를 일상과 유사하게 전폭적으로 완화하면서 사망자를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방역 완화 이후 뒤따르는 확진자·사망자 증가에 대해 논의와 숙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일상회복을 위해 위험도가 적고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들이 필요하며, 그 중 특히, 코로나19 중증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체계 개편을 위한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위드코로나 전환 시 무증상 경증환자는 재택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유증상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호흡기전담클리닉, 호흡기감염병 전담병상 등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병상뿐만 아니라 병원 및 보건소 인력이 충원될 수 있도록 지원이 되어야하며, 장기적인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임시적인 현행 손실보상체계를 의료보험 수가체계로 편입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그 외에도 전문가와 국민참여기구로 사회적 합의 체계 이원화, 단계적 방역 완화 적용시점, 적용 후 결과 등을 포함한 사전정보 제공과 투명한 소통, 면역도 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 달라진 의료서비스
2020년 2월 24일부터 2021년 5월 16일까지 한시적이지만 원격진료가 도입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방역대책으로 각종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러한 비대면 및 언택트 기술이 위드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여러 의료기관들의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각 의료기관 내에서 다양한 의료기기 도입이 활성화 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서비스가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IoT, 클라우드 컴퓨팅, 센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헬스케어와 접목하여 개발된 인공지능 의료기기, 진단/치료 소프트 웨어, 웨어러블 의료기기 등은 현재 보건의료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그 중 특히 주목받고 있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위드코로나 시대에 환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할 것으로 전망되어진다.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센서가 구비되어 사람이 착용할 수 있는 장치를 의미한다.

이는 신체에 부착하거나 결합시켜 인체의 건강관리 능력을 보완할 수 있으며, 비대면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 및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병원 내 인력부족, 의료의 질, 방역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종충남대학병원의 경우, 올해 9월, 스마트병동 시범구축사업을 통해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침상 감시장치를 도입해 간호스테이션에서 환자 생체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8월, 비대면 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단말을 사용하여 원거리에서 실시간 환자 체온, 심박수, 산소포화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이러한 기술들이 시장 초기 단계에 있어 이들을 활용하기 위해 신뢰성 문제, 법적인 제약 등의 문제가 고려되어야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변화된 생활양식이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 것이며, 기술들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보건의료산업의 패러다임도 변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마치며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우리 일상이 크게 변하였으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미 여러 국가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위드코로나 도입 시 예방접종으로 사망 및 심각한 후유증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건강 취약층의 사망위험과 변이바이러스로 인한 돌파감염 등 우려가 많다.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는 고위험 환자가 집단생활을 하고 있고 여러 차례 집단감염으로 인한 감염사례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위드코로나를 도입하더라도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심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요양병원의 감염발생원이 종사자를 통한 지역사회로부터의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방역조치를 완화한다면 지역사회로부터 감염의 가능성이 더 높아져 고령자의 감염과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렇기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치료제의 개발이 될 때까지 완화보다는 지금의 방역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요양병원은 2년 동안의 각종 방역규제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져 있다.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로 인해 노출되었던 제도적 문제점에 대해 근본적인 개선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요양병원의 간병제도의 마련,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감염예방관리료의 정례화, 그리고 방역활동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지원, 면회제도의 개선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코로나의 종식이 빨라 질 수 있고, 코로나와 같은 위기가 다시 올 때 철저한 방어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요양병원에 대한 충분한 제도개선에 대해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는 이손요양병원(병원장 손덕현) 부설 연구기관입니다. 손덕현 병원장은 대한요양병원협회 직전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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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2021-10-25 08:58:59
요점정리 깔끔하네요

요양병원 2021-10-25 08:56:35
칼럼처럼 정부가 요양병원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길..플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