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언론 보도에 애꿎은 요양병원 뭇매
  • 기사공유하기
무책임한 언론 보도에 애꿎은 요양병원 뭇매
  • 안창욱 기자
  • 승인 2023.05.11 06:58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 항문에서 30cm 속기저귀? 사실 확인 없이 보도
요양병원협회 남충희 회장 "간병 급여화 시급 반증"

'요양병원에 입원한 아버지의 항문에서 30㎝ 속기저귀가 나왔다?' 언론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보도하면서 전국의 요양병원들이 부도덕한 집단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양병원에서 아버지 항문에 기저귀를 넣어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집에서 간병해 오다가 2주 전 간병인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요양병원에 모셨다고 했다. 

그런데 검진을 받기 위해 아버지를 대학병원에 모시고 가서 살펴보니 욕창, 폐렴 등이 심각한 상태였다고 한다. 

특히 글 작성자는 아버지의 항문에서 초록색의 무언가가 보여 손가락을 넣어 당겨보니 30cm 정도 되는 속기저귀가 나왔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폭로했다. 

작성자는 "(간병인이) 6명을 혼자 간병해 힘들다고 저희 가족에게 하소연하더니 힘들고 치우기 힘드니까 아예 틀어막아 버렸나 의심이 들었다"면서 "그 병실에 있던 다른 분들도 너무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언론들이 경쟁이라고 하듯 여과 없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요양병원 입원한 아버지 항문서 30㎝ 기저귀가 나왔어요"', '"요양병원서 아버지 항문에 30cm 기저귀 넣어"…학대 의혹', '요양병원 입원 아버지 항문서 30㎝ 기저귀가…"눈물난다"', '"요양병원서 아버지 항문에 기저귀 넣었다"…누리꾼들 공분' 등의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 어느 언론도 글 작성자나 해당 요양병원에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간병인이 30cm가 넘는 속기저귀를 환자의 항문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지, 그것도 다른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6인실에서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자행할 수 있는지 등 반드시 확인이 필요했지만 언론들은 제목장사에만 열을 올렸다.         

이 때문에 요양병원을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폭주했다. 

한 누리꾼은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순간 물건취급 당하다가 죽어야 나온다. 요양병원에 있는 부모는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적었다.

언론과 누리꾼의 관심이 집중되자 글 작성자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글을 삭제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가버렸다.  

이에 대해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회장은 "만약 해당 글이 사실이라면 요양병원과 간병인은 엄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팩트 체크도 하지 않고, 요양병원을 악마화한 언론의 행태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남충희 회장은 "만약 이런 일이 실제 벌어졌다면 요양병원 간병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매우 시급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환자의 인권을 생각하고, 간병 서비스의 질 개선, 환자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조속히 간병을 제도권으로 편입,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복지뉴스 '회원가입' 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도무지 2023-05-13 08:19:37
사실확인을 하지않은건 언론이나 시설측이나 또시또인데 ᆢ문제는 협회장이란 분이 시설측을 대변해야할 자리고 입장일텐데 회견은 마치 남얘길하듯하는건? 먄약에ᆢ 그렇다면? 협회장이 만약이란말을 하시나 ? 그거 알아내는것이 그리도 어려우신가? ᆢ시설이란곳이 워낙에 페쇠적이라서 좀체로 외부에서는 사실이 어떠한질 알기가 힘드는데 ᆢ만약이라는 말속엔 ᆢ그럴수도있다는 개연성도 포함하는건데? 문제는 요양시설관련해서 이런식의 어두운 기사가 끊임없이 나오는것을 보면 ᆢ사실이 어떠하든 ㆍ문제가 많다는것을 직접적 ㆍ혹은간접적으로 보여주는것 아닌가 싶은데 ᆢ이런곳에대한 정부차원에서의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단한번이라도 있었든가? 왜? 안할까요?

뭐하니 2023-05-11 15:33:01
글작성자나 그걸 확인도 안 한 기자나 진짜 이기적이네요
항문에 흡입기가 달렸나 부피가 있는걸 억지로 넣어도 안들어갈거 같네요
글작성자는 해당요양병원을 타겟으로 과장된 글을 올렸나요?
본인 이기적인 생각에 전체 요양병원에 피해를 주나요? 이런건 협회에서 강하게 대응해야합니다!

복지 2023-05-11 12:29:56
간병 수준을 높이려면 간병사를 늘이고 간병 보험 급여화 되어야하고 결국 의료비를 더 내어야 가능합니다. 현실 모르고 요양병원 간병인 비판하는 분들 지금 제도하에 간병인으로 요양병원에 하루만 일 해도 못하겠다고 도망갈 겁니다.
글리나 유튜브, 메스컴으로 비판하긴 쉬워도 체험 해보면 한계를 자각할 것입니다.

정말뚝 2023-05-11 12:09:22
내가 요양병원에서 일해봐서 아는데요 보호사 한명이 6분. 간병 하는건 완전 꿀보직입니다요?

찌라시 2023-05-11 10:02:02
30cm 기저귀를 항문에 넣었다고? 기자가 생각이라는 게 있으면 이게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텐데. 뇌가 없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