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이 어렵다는 것을 한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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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이 어렵다는 것을 한번 보여줘야 한다"
  • 안창욱 기자
  • 승인 2023.06.22 08:5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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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적정성평가 겹쳐 밑바닥정서 폭발직전
"요양병원 자부심 사라지고, 회의감 많이 든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이운용 대구회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대한요양병원협회 이운용 대구회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중증환자들을 장기 입원 치료하기 위해 요양병원 제도를 만들었는데 적정성평가 때문에 소변줄을 다 빼야할 판이다."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요양병원 정책 때문에 보람이 없어지고 회의감이 정말 많이 든다." "요양병원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한번은 보여줘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환자 감소와 경영 악화, 정부의 차별정책, 상대평가 방식의 불공정한 적정성평가 등의 이슈가 맞물리면서 '한번은 보여줘야할 때가 됐다'는 밑바닥 정서가 요양병원 내부에서 비등해지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대구지회(회장 이운용)는 21일 분기별 정기모임을 가졌다.

이운용 대구회장은 "모임에 참석한 대표자들의 안색이 전부 좋지 않은 걸 보면 요즘 요양병원 경영이 어려운 것 같다"면서 "보다 나은 경영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경영난을 호소했다. 

A요양병원 병원장은 "10년 넘게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정부가 하는 걸 보면 돈은 안 주고, 제재만 가하면서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살아야 하니까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지만 지금이 가장 힘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B요양병원 병원장은 "해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더 어렵고, 갈수록 흑자 내기가 힘든 구조로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C요양병원 병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입원환자 감소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게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계산을 해보면 의사등급, 간호등급을 1등급으로 맞추는 것보다 이제는 지출을 최소화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D요양병원 병원장은 요양병원을 왜 했나 하는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대구에서 최고로 좋은 요양병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병원을 운영해 왔고, 열심히 환자를 보면 수입도 괜찮고, 저도 직원도 즐겁겠다는 생각을 쭉 해왔다"면서 "그런데 요즘 정부 정책을 보면 그런 게 점점 불가능해지는 상황으로 계속 가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그는 "정부가 요양병원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보람이 없어지고, 내가 지금 뭘 하는가 싶은 회의감이 정말 많이 든다"며 "이런 와중에 주변에 요양병원들이 자꾸 생기고,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운영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모임 참석자들은 요양병원 적정성평가의 평가 지표, 상대평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요양병원 병원장은 "장기 입원이 필요한 중증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요양병원을 만들었고, 그런 환자들이 많은 병원일수록 소변줄을 많이 끼울 수밖에 없는데 그런 병원은 적정성평가에서 점수가 낮다"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는 "(적정성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지금 소변줄을 다 빼야 할 상황"이라면서 "이건 정말 너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F요양병원 병원장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의사, 간호등급 1등급인데도 적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의료인을 더 뽑으라고 한다"며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면 되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서라도 요양병원 차별과 패싱, 경영난 등을 정부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G요양병원 관계자는 "대한요양병원협회가 7월 경 대규모 공청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많이 참석하도록 독려해 요양병원의 경영난, 저수가, 적정성평가의 신뢰도 문제 등에 대한 문제를 정부에 따지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F요양병원 병원장 역시 "요양병원의 어려운 현실을 한번은 정부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협회에서 행사를 공지하면 많이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오는 7월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어 요양병원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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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금 2023-06-28 19:09:57
난 고위공무직들이 본인이 일을 잘 안하니 다른 자들도 그런 줄 안다~!!!
동네북이 간호사라 정말 일하기가 딱 싫을 때가 많다~!!!
거의 모든 요양병원의 의사들은 제대로 일하지 않고도 염치없이 요구사항이 많다~!!!
간호사들에게 모든 걸 미루는 상황이면서 안 되어 있으면 의사들이 하게끔 하지 않고
간호사에게 야단들이며 간호조무사들은 간호사에게 또 미룬다~!!!
한 마디로 불리해지면 항상 숨어 있다~!!!

안선미 2023-06-28 11:37:13
전국 요양병원 일시에 폐업하면 어떻게 될까?아마 이 나라 가정이 다 무너질거라 생각된다.급성기에서 입원 받아줄리 만무하고 요양원도 감당 안될것이고~진짜 진심 모두 동시 폐업해야함

김세윤 2023-06-23 08:34:49
요양 병원 경영도 어렵지만 간호 업무도 지치고 힘든 상황입니다.
간호 인력 이직률 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각종 서류와 교육 등등 업무가 너무 과다하게 많아지고 있어
현실적으로 환자 케어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상황은 장기적으로 볼때 국민 건강에 역행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것입니다. 실무자들과 충분한 상황을 협의후 정책을 세웠으면 합니다.

이인숙 2023-06-22 18:44:15
이런 식이라면 적정성 평가든 인증제든 다 필요 없는 정책들이라 생각한다~!!!
너무 세밀하게 해라 하지 마라, 지나친 요구사항 등 강압적인 형식은 솔직히 독재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선에서는 강제가 필요하지만 환자의 형편과 구조를 생각해야 한다고 여긴다~!!!

부산바다 2023-06-22 17:14:59
그래,,, 도대체 정책이 뭘 위하는건지?? 오로지 수가를 낮추고 맞추기위해 적정성평가를 도입해
거의 똑같은 수준의 요양병원끼리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환자의 건강과 병원의 구조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요양병원이 사라지면 거기에 딸린 의사, 간호사,, 조무사,, 요양보호사들 취업 마련할수 있는지???
또 그 많은 환자들 정부와 지자체에서 책임질수 있는지??
적절하게 해서 살아갈 길을 마련해주세요..
참고로 난 경영자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