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 요양병원 간병인의 갑질

현재 요양병원 간병은 입원환자가 사적으로 간병인을 채용하는 형태다. 간병인이  병원  소속이 아니다보니 의료 현장에서는 간병인을 교육할 수도, 통제할 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일부 간병인들이 노골적으로 촌지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환자를 괴롭힌다고 말했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간병인들은 보호자가 와서 돈을 주면 좀 더 신경을 써 주는데, 만약 안 주면 환자를 꼬집기도 하고, 폭행하기 일쑤다. 그래서 환자 옷을 벗겨보면 멍 자국들이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 보호자 입장에서는 간병비를 냈는데 (간병인이) 추가로 돈을 요구하니까 병원에 민원을 내기도 한다”면서 “그런데 안주면 환자를 소홀히 대하거나  괴롭힌다는 것을 아니까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준 보호자도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간병인들도 안다. 환자가 입원하면 산재인지, 자보인지, 의료급여인지. 그래서 의료급여 수급자가 많은 병실에서는 일을 못하겠다고 하고 나가버린다. 촌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간병인들의 집단행동도 심각한 상황이다.   

B요양병원 관계자는 "간병인들은 자기네 단체카톡방톡방에서 병원,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행동도 서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B요양병원 간호사는 간병인이 입원 환자 식사 보조를 제대로 하지 않자 꾸지람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해당 간병인이 일을 그만두겠다면서 함께 일하던 간병인들도 모두 데리고 나가겠다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사정사정해서 겨우 무마했다고 한다.     

그는 "잘못을 지적하면 그냥 나가버린다. 그러면 간호인력들이 간병인 구할 때까지 환자 기저귀 갈고 잡일을 다 떠안아야 한다. 그래서 요양병원 간호사라면 간병인 때문에 눈물 한두번은 다 흘려봤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의사 위에 간병인이 있다. 병원이 간병인들의 갑질에 놀아난다고 보면 된다"고 개탄했다. 

간병이 제도화되지 않다보니 간병인에게 감염성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점 역시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불안 요소가 아닐 수 없다. 

C 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원 직원을 채용할 때는 신체검사 결과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지만 간병인은 그런 게 없다"며 "그러다보니 에이즈, 간염이 있어도 얼마든지 숨기고 간병 일을 할 수 있고. 자칫 환자에게 전염 시킬 수도  있지만 워낙 간병인  구하기도 힘들다  보니 급할 때는 질병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뽑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D요양병원 측은 "간병인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 아니까 걸핏하면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고, 지적이라도 하면 병원 직원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대든다"며 "간병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야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방하고, 간병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