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4명의 간병인이 60명의 환자들을 간병한다고 했더니 병동에서 난리가 났다. 하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다."

충남 아산 이화피닉스요양병원에 간병인을 '파견’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위드유’ 김영식 대표의 말이다. ‘위드유’는 내국인 간병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을 준수하며, 요양병원에 간병인을 파견하는 공동간병 전문 사회적 기업이다. 위드유는 자치단체로부터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을 받아 2021년 7월부터 14명의 내국인 간병인을 아산 이화피닉스요양병원에 파견해 2교대 공동간병하고 있다.  
   
이들 14명의 간병인은 1개의 집중치료실과 6인실 9개의 병실에 입원한 60명의 환자들을 2대교로 간병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10분까지 주간근무 시간에는 병실 당 1명씩 10명이, 그 뒤에는 야간근무조 4명이 투입된다. 이와 별도로 3명의 조선족 간병인을 24시간 배치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요양병원 간병지원 1단계 시범사업에서 17명의 간병인이 60명을 2교대로 간병하는 ‘A형’과 같은 구조다.  

주간근무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10분까지, 야간근무는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중간에 2시간 휴게시간을 보장했다.  

김영식 대표는 2교대 간병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병실에 있는 간병인 침대를 치웠다고 한다. 2교대 근무인 만큼 간병인이 병실에서 숙식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김영식 대표는 “처음 2교대 간병을 시작할 때 야간에 3명이 간병한다고 했더니 그 인원으로 어떻게 노인환자들을 돌보냐며 병동 간호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면서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방식이었던 만큼 그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기저귀 배출이 크게 늘었고, 환자들의 식사량이 10% 이상 증가했으며, 환자복 세탁이 늘었다. 심지어 욕창도 줄고, 낙상사고는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24시간 간병을 할 경우 야간에 환자들이 잠들고 나면 간병인들도 자지만 2교대 야간근무조 인원은 그 시간에 병동을 돌면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고, 낙상 고위험군들을 돌보면서 사고를 사전에 예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주간근무조 역시 충분하게 휴식을 취한 뒤 환자들을 돌보게 되니 옷도 자주 갈아입히고, 웃는 얼굴로 대하게 되더라”면서 “그러다보니 환자들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피고, 면회 온 가족들도 환자 표정이 바뀌었다고 놀라더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금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환자 보호자들은 2교대 병동에 입원시켜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과거보다 야간 간병인원을 4명으로 줄였음에도 아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자 근무인원을 3명으로 줄였고, 지금은 2명만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2교대 간병을 하면 환자들에게 존엄 케어가 가능하고, 그렇게 하면 환자들의 표정, 상태가 좋아졌다”면서 “여기에 더해 간병인의 근로자성을 인정한다면 보건복지부의 요양병원 간병지원 1단계 시범사업은 성공을 거두고, 본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6일 요양병원 간병지원 1차 시범사업에 참여할 20개 요양병원을 확정하고, 4월부터 간병 급여화를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