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급여화가 시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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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비 급여화가 시급한 이유
  • 안창욱
  • 승인 2018.08.14 07: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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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보호자들 경제적 부담 완화 호소
"존엄 케어, 안전 위해 급여화 시급하다"
 간병비를 급여화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간병서비스의 질을 제도적으로 관리해 환자 안전과 존엄 케어를 실현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고대 법학전문대학원(책임연구원 명순구, 연구원 강윤구(전 심평원장박정연)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방안연구를 의뢰해 최근 연구보고서를 제출받았다. 의료&복지뉴스는 최종 연구보고서를 중심으로 간병비 급여화 필요성 등을 연재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획] 간병비 급여화와 존엄 케어

#1

요양병원은 공동간병이기 때문에 한 달에 팔십 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합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병원 생활에 한 달 월급의 50% 정도가 어머니 병원비입니다. 고령화시대 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인 간병서비스 개선 및 건강보험 적용을 청원 드립니다.”

#2

간병비를 개인이 부담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다는 자랑이 나옵니까? 간병비가 얼마인줄 아세요? 1일 평균 10만원. 그 금액을 개인이 부담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3

어머니께서 요양병원에 입원한 후부터 간병비 부담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 한달에 8일 밖에 출근을 못하고 있어 생계가 너무 막막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올라온 환자, 보호자들의 사연이다.

간병비 부담은 충격적인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4

2016년 안동 복주요양병원(이사장 이윤환)에 한 치매 할머니가 입원했다. 다른 요양병원에서 신경안정제를 투여해도 안정이 되지 않자 강제퇴원한 환자였다.

환자는 입원 첫날부터 매우 폭력적이었고, 복도에 막무가내로 드러누웠다. 병원은 환자를 묶지도, 신경안정제를  투여하지도 않고 복도에 이불을 깔아드렸다. 전쟁 같은 첫 날 밤을 보내고 이틀 사흘이 지나자 할머니는 식사도 잘하고 평온해졌지만 일주일 만에 퇴원해 버렸다. 간병비가 비싸다는 게 이유였다. 그 할머니는 간병비가 싼 요양병원으로 옮겨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간병비 급여화는 요양병원 환자들의 비용 부담 완화,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매우 시급한 과제이지만 간병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1610월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전국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간병인력을 실태조사한 결과 50~60대가 47.8%, 60~70대가 37.8%로 가장 많았다.

간병인 근무형태는 24시간 전일근무가 가장 많고, 8시간 또는 12시간 교대근무가 뒤를 이었다. 과중한 근무시간이 간병인들의 피로도를 증가시켜 적절한 간병을 제공하는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국적은 한국인이 64.4%를 차지했지만 34.7%는 조선족이었고, 중국동포 유입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고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은 한국어에 능숙치 않은 조선족 간병인의 경우 환자와의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간호사 등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적절히 대처하기 어려워 간병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팀은 간병인 당 환자 수가 평균 8명에 이르는 현실에서 24시간 전일 근무 형태가 가장 많을 정도로 간병인은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과중한 업무는 궁극적으로는 적절한 수준의 간병을 제공하는데 장애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낮은 간병비와 간병 인건비 상승 등은 간병서비스 질 유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요양병원들은 서비스 질 경쟁보다는 간병비 할인을 통한 가격 경쟁으로 환자를 유치하거나 병원 손실을 감수하고 간병비를 대신 부담하는 등의 방법으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간병비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지방 요양병원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특히 연구팀은 환자의 안전과 존엄 차원에서 간병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20145월 장성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나 2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소방시설 기준을 대폭 강화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의료인 외에 시설 안전관리 담당자를 당직근무자로 두도록 하고, 당직간호사 기준도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요양병원 시설 및 안전기준을 강화했다고 해서 환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구체적인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하고 환자 안전을 확보할 체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늘 환자 곁을 지키는 간병인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장성 요양병원 화재 당시 간호조무사 1명만 근무하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환자들을 제때 대피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매트리스와 침구류 등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했을 때에도 창문을 열 사람이 없어 환자들이 연기에 질식사하는 것이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알려졌다고 환기시켰다.

아울러 연구팀은 “18 정도의 공동간병 형태로 식사도움이나 체위변경 등 개별 환자들의 동시다발적 욕구에 적시 대응하기 어렵고, 위생의 문제나 낙상과 같은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노인환자의 존엄 케어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연구팀은 간병인력 수급이 곤란해지면서 결국 장년층, 여성, 외국인 간병인력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이러한 인력수급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간병서비스의 질 저하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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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2018-08-14 09:54:34
1:8? 간병비를 얼마나 받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