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요양병원 간병 시범사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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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요양병원 간병 시범사업인가?"
  • 안창욱 기자
  • 승인 2024.01.19 08:4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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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상임이사 및 시도회장 회의에서 집중 논의
남충희 회장 "TF팀에서 협회안 마련 후 정부와 협의"

정부가 올해 7월부터 1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간병 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대한요양병원협회는 TF팀을 구성해 요양병원에 적합한 시범사업안을 마련한 후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18일 제6차 상임이사 및 시도회장 합동회의를 열어 지난해 12월 2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안)과 최근 보건복지부 면담 결과를 토대로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안을 보면 올해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85억원을 투입해 10개 요양병원에서 600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1차 시범사업을 실시하며, 2026년 2차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 1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간다.  

간병 지원 대상자는 의료필요도와 간병필요도가 모두 높은 의료최고도와 의료고도 환자 중에서 의료·요양 통합판정 방식으로 선정하며, 간병은 요양보호사와 일정 교육을 이수한 자가 2교대나 3교대 교대 근무를 통해 연평균 4명의 환자를 담당할 수 있는 형태다. 

이날 합동회의 참석자들은 "누구를 위한 간병 급여화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정부안을 보면 간병인 1인 당 '연평균' 4명의 환자를 2교대 또는 3교대 방식으로 간병하는 형태다. 

이에 대해 요양병원들은 간병인 당 4명의 환자를 3교대해 1대12 간병을 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체 입원환자의 50% 이상이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환자일 뿐만 아니라 적정성평가 1등급, 의료기관평가 인증 획득 등을 부대조건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적정성 평가의 평가지표가 공정하지 않고, 상대평가가 불필요한 과잉경쟁을 촉발하고 있다며 시범사업 기관 선정과 연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요양 통합판정 시범사업 결과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환자의 약 5.3%가 간병 지원 대상인 것으로 추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날 합동회의 참석자는 "의료고도 이상 환자의 5.3%에게 간병비를 지원한다면 전체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겨우 1만명 남짓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것을 간병 급여화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간병비 지원 기간도 재논의가 필요하다.   

정부 안을 보면 환자 중증도에 따라 차등 지원하며, 의료고도는 180일까지,  의료최고도는 180일까지 비용을 지원한 후 본인부담률을 매월 10%씩 인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 기간만 간병비를 지원한다면 간병 급여화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요양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거나 파견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두 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요양병원 간병 지원 사업과 요양병원 구조조정 병행 방침을 분명히 한 점은 의료 현장의 불안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보건복지부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간병 급여화 본사업 조기 실시를 위해 토론회에서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이 심각하고, 환자분류군 업코딩(upcoding)이 만연한 상황에서 간병 급여화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력한 구조조정과 퇴출을 병행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요양병원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간병 지원 취지는 의료-요양 통합판정을 통해 요양병원을 구조조정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요양병원이 기능정립을 당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충희 회장은 "보건복지부와 면담한 결과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을 위해 85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것 외에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협회에 TF팀을 구성해 현실적인 간병 급여화 방안을 마련해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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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8 10:27:44
간병급여의 전제는 몇몇 요양병원의 폐업이라고 합니다. 꿈을 꾸는건 자유지만 현실은 장미빛이 아니어요.

행복넝쿨 2024-01-23 10:48:28
현실적으로 요양병원 경쟁이 심하다 보니 보호자 부담을 본인부담률+간병비로 받아야 하나 실제로는 월정액으로 받다보니 간병비는 거의 못받는 병원 혹은 10~20만원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경영은 너무 어렵다보니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간병인이 최소단위 5~6명을 보고 있어 보행 도움 이런건 전혀 기대하기 어려워요. 중국 간병인들 가만히 누워있는 환자만 선호합니다

오나상 2024-01-19 22:46:51
공무원놈들이 드디어 요양병원 없애려고 하는구나 ㅋㅋ

전설의고향이 2024-01-19 10:41:44
고도, 최고도 환자분들이 댁으로 돌아가실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180일 이후 매달 10%씩 인상, 고로 오래 살아계시면 지원하지 않겠다, 빨리 돌아가시라??? 하하... 그리고, 해줄거면 전국민 누구라도 소외되지 않게 모두 급여화 해주시길...

안속아 2024-01-19 10:38:29
간병급여화?아주 먼 나라의 얘기입니다 그냥 흉내만 낼 뿐 그래놓고 간병급여화 했다고 동네방네 확성기 틀 인간들에게 속지마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