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배제한 의료정책은 실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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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배제한 의료정책은 실패할 뿐이다 
  • 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
  • 승인 2023.10.1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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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

역사는 흥망성쇠가 있다. 로마와 카르타고의 3차례에 걸친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장군은 언젠가 로마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한때 잘 나갔던 나라가 그렇지 못한 사례도, 반대로 어려웠지만 현재는 강성해진 나라가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

국가의 힘 즉 국력은 풍부한 자원, 많은 인구, 넓은 영토, 높은 기술 수준, 확고한 리더십 등 다양한 요소가 있을 것이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요양병원 정책에 적응하는 것이 넌센스는 아닐 것이다. 

2000년 초반 고령자 의료 인프라가 약할 때 요양병원은 괜찮았다. 2008년 일당 정액제, 간병제도 제외, 요양원, 주야간보호, 방문요양 등 요양병원의 대체제가 생기자 정부는 요양병원을 탄압한다. 사회적 입원이라고 요양병원을 공격하더니, 전문요양실이란 해괴망측한 제도를 만들어 현장에 혼란을 만들고 있다. 병원과 주거복지시설을 같은 급으로 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초기에 제도가 잘못 만들어지면 나중에 바로잡기란 어렵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나라는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가 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1위로 한때 남미에서 가장 발전한 국가였다. 하지만 석유를 정제할 자체 기술이 없었다. 포퓰리즘 정책의 우고 차베스는 가격을 통제하고, 농지와 산업시설을 몰수하고, 외화 사용을 제한하는 사회주의 정책을 펼쳤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초인플레의 대명사가 되었다. ‘엄마 찾아 삼 만리’는 일자리를 찾아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떠난 엄마를 찾는 내용이다. 그런데 현재도 아르헨티나의 경제 사정은 좋지 않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성공한 나라도 있다. 대한민국이 그렇다. 더글라스 맥아더는 한국이 전쟁 폐허로 인해 백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부는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산업화 초석을 다졌다. 국민의 자유를 억압했다, 대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었다는 비판이 있지만, 1970년대 연평균 9.0%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1980년대 3저 호황까지 이어졌다. 1997년 IFM 구제 금융을 받았지만,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선진국에 진입했다.

네덜란드 사례도 참고할 수 있다. 레콩키스타(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을 몰아낸 것) 후 스페인과 포르투칼은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2등 시민으로 불이익을 줬다. 금융 등에 종사했던 유대인은 핍박을 피해 네덜란드로 이주했다. 대항해 시대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잠깐 반짝했지만, 인재가 유출되었기에 곧 쇠락했다. 뛰어난 인재가 모인 네덜란드는 번영에 번영을 구가했다. 

대한민국 의료도 그렇다. 고령자 의료 인프라가 부족할 때는 장기간 저금리로 요양병원을 권장했지만, 지금은 적폐 취급을 한다. 2008년 시작된 장기요양보험은 2018년 한 차례 홍역을 치르며 수가 개정 등 문제점을 보완했다. 일당정액제가 시작된 지 15년이 지나 문제가 누적된 요양병원은 너무 조용하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요양병원의 폐업과 불합리한 제도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없다. 정부의 고령자 정책이 어떻게 변하는지, 무엇이 고령자 의료를 위하는지,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요양병원의 존재 이유는 우리 스스로 찾고 알려야 한다. 대학병원은 급성기 질환, 중환자 치료 등의 역할이 있다. 재활병원, 정신병원도 나름의 역할이 있다. 요양병원은 고령자 의료와 간병 필요성으로 국가에서 만든 병원이다. 대한민국에서 고령자 의료를 가장 잘하는 곳은 요양병원이다. 국가의 흥망성쇠처럼 대한민국 고령자 의료를 받치는 요양병원 정책도 현명하게 설계해야 한다.

요양병원협회를 중심으로 고령자 의료를 조망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요양병원협회는 다양한 인재를 끌어 들어야 한다. 최근 유능한 병원장, 이사장들이 보이는데 이들의 에너지를 잘 활용해야 한다. 요양병원을 배제한 의료 정책은 실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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